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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정의의 정의
입력 : 2026-08-03 오후 6:10:00
 
(사진=뉴시스)
 
 
정부의 부동산 세제 개편안은 실거주자는 보호하고 고가주택과 다주택자, 비거주 주택의 세 부담은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습니다. 주택 수보다 주택가액을 기준으로 과세하고, 장기보유보다 장기거주를 우대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손질한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실수요 중심으로 시장을 재편하겠다는 정책 의지는 분명합니다.
 
전문가들도 이러한 방향성에는 대체로 공감했습니다. 다만 세제 개편만으로 시장이 안정될 것이라는 전망에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습니다. 절세 목적의 매물이 일정 부분 시장에 나올 가능성은 있지만, 공급 부족이 이어지는 서울 핵심지역은 가격 조정 폭이 제한될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했습니다. 일부는 초고가주택 시장의 거래 위축을 예상했고, 다른 한편에서는 상급지 쏠림과 가격대별 양극화가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습니다.
 
가장 큰 걱정은 임대시장입니다. 다주택자와 비거주 주택에 대한 세 부담 강화가 민간 임대 공급을 위축시키면 전세난과 월세화가 심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적지 않았습니다. 실거주 요건을 채우려는 움직임이 늘면서 임대 물량이 줄고, 거래 감소와 시장 유동성 저하로 이어질 가능성도 거론됐습니다. 결국 세금이 시장 참여자의 행동을 바꾸더라도 그 영향은 매매시장보다 임대시장에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조세정의는 세금을 더 걷는 것만으로 완성되지 않습니다. 부담은 경제적 능력에 맞게 공정하게 나뉘어야 하고, 정책은 시장이 감내할 수 있는 수준에서 작동해야 합니다. 형평성을 높이겠다는 취지가 오히려 공급 감소와 임차인 부담 증가로 이어진다면 정책 효과는 반감될 수밖에 없습니다. 반대로 시장만 고려해 조세 형평성을 외면하는 것도 지속 가능한 정책이 될 수 없습니다.
 
세금은 시장을 바로잡는 중요한 수단이지만 만능 해법은 아닙니다. 공급 확대와 금융정책, 임대시장 안정 대책이 함께 뒷받침될 때 비로소 세제 개편의 효과도 극대화될 수 있습니다. 이번 개편 역시 세율의 높고 낮음보다 국민이 체감하는 주거 안정과 시장의 예측 가능성을 얼마나 높이느냐에 따라 성공 여부가 평가받을 것입니다. 조세정의는 형평성과 효율성, 두 가치가 균형을 이뤄야 합니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홍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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