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배희 기자] 신용카드만 있으면 비교적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카드론, 그리고 가입한 보험의 해약환급금을 담보로 돈을 빌리는 보험계약대출은 서민들의 급전 창구로 이용됩니다. 경기 침체기엔 이용자가 늘어나는 경향이 있어 '불황형 대출'로 불리기도 합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이런 급전 창구 문턱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관리 강도를 높이면서 카드론과 보험계약대출까지 관리 대상에 포함했기 때문입니다. 부동산 투자나 '빚투' 수요를 억제하기 위한 조치지만, 급하게 생활자금이 필요한 서민들의 자금 조달 창구가 함께 좁아지는 모습입니다.
실제로 카드업계는 카드론 취급 규모를 조절하고 있습니다.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던 카드론 잔액은 금융당국의 총량 관리가 강화된 이후 감소세로 돌아섰습니다. 보험업계도 예외는 아닙니다. 보험사들은 해약환급금을 담보로 빌려주는 보험계약대출의 한도를 기존보다 10%p 낮춰 운영하고 있습니다.
카드론은 별도의 복잡한 절차 없이 신용카드 이용 실적 등을 바탕으로 비교적 신속하게 자금을 마련할 수 있습니다. 보험계약대출은 해약환급금 범위 안에서 신용심사 없이 이용할 수 있고 금리도 상대적으로 낮아 갑작스러운 생활비가 필요한 가입자들의 비상금 창구 역할을 해왔습니다.
은행권 대출 문턱이 높아지자 상반기 이들 대출의 잔액도 불어났는데요. 신진창 금융위원회 사무처장은 지난 9일 열린 관계기관 합동 가계부채 점검회의에서 보험계약대출과 카드론 등 2금융권 기타대출의 변동성 확대를 언급하며 가계대출 관리 노력을 강화할 것을 주문했습니다.
다만 생활자금을 마련하려는 수요까지 함께 제약받는다는 점은 우려되는 대목입니다. 공급을 과도하게 제한할 경우 당장 급전이 필요한 취약차주들이 제도권 금융을 이용하지 못하고 불법사금융으로 내몰릴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습니다.
전문가들은 카드론과 보험계약대출 규제가 단기적으로는 가계대출 증가세를 억제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고 평가합니다. 하지만 서민들의 긴급 생활자금 창구 역할까지 위축시키는 부작용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풍선효과를 차단하기 위한 규제가 불황형 대출마저 적용되며 가계대출 정책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커지는 모습입니다.
카드론 홍보 스티커가 골목 벽면에 부착해 있다. (사진=뉴시스)
배희 기자 SheisH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