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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운자로, 욕망의 풍선효과
입력 : 2026-07-24 오후 2:43:44
마운자로와 함께한 지 어언 6개월이 지났습니다. 식욕이 마취총을 맞은 것처럼 둔해지자 살은 쉽게 빠졌습니다. 마운자로의 한 달치 비용은 약 40만원으로 적지 않습니다. 하지만 줄어든 배달비와 외식비를 생각하면 오히려 경제적이라는 판단도 들었습니다. 이쯤 되니 마운자로를 평생 '반려 주사'로 삼아도 남는 장사일 수 있겠다는 우스운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그러나 가계부의 실상은 달랐습니다. 식비가 눌린 자리에 다른 지출이 부풀어 오른 것입니다. 체중이 줄자 새 옷과 화장품, 운동 수강권에 눈길이 갔습니다. 급격한 감량으로 얼굴이 촛농처럼 흐르는 '오젬픽 페이스' 현상이 나타나자 마땅히 피부과에 가야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마운자로를 맞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상황이 비슷했던 것 같습니다. 실제 미국의 가구 구매 데이터를 분석한 연구에서는 GLP-1 투약 이후 6개월 내 식료품 지출이 평균 5.3%, 패스트푸드와 카페 등 지출은 약 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면 시장조사업체 서카나는 GLP-1 사용자가 비사용자보다 뷰티 제품에 약 30% 더 지출하는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필러와 콜라겐 주사, 리프팅 시술 등의 수요도 늘었습니다. 휴젤의 지난해 매출은 4251억원으로 전년보다 13.9%, 같은 기간 메디톡스의 매출도 8.1% 증가했습니다. 하나의 변화가 또 다른 구매를 연쇄적으로 부르는 이른바 ‘디드로 효과’입니다.
 
인간의 욕망에는 총량 보존의 법칙이 있는 걸까요. 의학의 발달이 식욕을 정복했지만 욕망 자체를 치료하지는 못했습니다. 식욕에서 해방된 소비자는 만족에 도착한 것이 아니라, 더 나은 몸과 더 완벽한 관리라는 다음 목적지로 이동했습니다. 시장은 욕망의 이동 경로마다 새로운 가격표를 붙였습니다. 하나의 허기가 사라진 자리에는 또 다른 허기가 들어섭니다. 어쩌면 인간은 항상 무언가 고픈 존재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마운자로 2.5mg(사진=뉴시스)
 
 
이하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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