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생산자물가 상승세가 10개월 만에 멈췄습니다. 국제유가 안정으로 석탄·석유제품과 화학제품 가격이 하락한 영향입니다. 다만 전년 대비로는 여전히 높은 상승률을 유지하고 있어 소비자물가에 미치는 부담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입니다.
2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6년 6월 생산자물가지수(잠정)’에 따르면 지난달 생산자물가지수는 130.03(2020=100)으로 전월과 같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생산자물가는 지난해 9월 이후 9개월 연속 상승했지만, 6월에는 보합을 기록하며 오름세가 일단 멈췄습니다. 생산자물가는 생산자가 국내 시장에 공급하는 상품과 서비스 가격 변화를 보여주는 지표로, 향후 소비자물가 흐름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상승세 둔화의 가장 큰 배경은 국제유가 하락입니다. 석탄 및 석유제품 가격은 전월 대비 5.3% 하락하며 5월(-2.3%)보다 하락 폭이 커졌습니다. 석유화학 원료인 나프타 가격은 23.5% 떨어졌고, 항공유인 제트유 가격도 23.4% 하락했습니다.
화학제품 가격 역시 전월 대비 1.8% 내리며 하락 전환했습니다. 국제유가 안정으로 원가 부담이 줄면서 석유화학 관련 품목 가격이 생산자물가 하락을 이끌었다는 분석입니다.
다만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정보기술(IT) 품목 가격 강세는 물가 하락을 제한했습니다.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 가격은 전월보다 2.4% 상승했습니다.
이에 따라 공산품 가격은 석유제품과 화학제품 하락 영향으로 전월 대비 0.3% 내렸지만, 반도체 관련 품목은 상승 흐름을 이어갔습니다.
농림수산품 가격은 축산물 가격 상승으로 전월 대비 0.7% 올랐습니다. 전력·가스·수도 및 폐기물 부문도 1.0% 상승했습니다.
중동 지역 갈등 이후 높아진 국제유가 영향이 산업용 도시가스 원료비에 반영되면서 산업용 도시가스 가격이 10.6% 오른 영향입니다.
서비스 가격은 금융 및 보험서비스 상승으로 전월 대비 0.2% 상승했습니다. 주가 상승으로 위탁매매수수료가 늘면서 금융 및 보험서비스 가격은 2.5% 올랐습니다.
월간 기준으로는 상승세가 멈췄지만 전년 대비 물가 수준은 여전히 높았습니다. 6월 생산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8.6% 상승했습니다.
에너지 가격 변동 영향을 제외한 근원 성격의 생산자물가도 전년 동월 대비 8.2% 올라 공급 측 물가 압력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최근 중동 지역을 둘러싼 지정학적 긴장이 이어지고 있어 국제유가 움직임에 따라 생산자물가와 소비자물가 흐름이 다시 영향을 받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7월 생산자물가는 하락 요인과 상승 요인이 맞물린 상황입니다. 두바이유 평균 가격 하락과 항공 화물·여객 유류할증료 인하는 물가 안정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반면 미국과 이란 간 무력 충돌 재개와 산업용 도시가스 도매요금 인상은 생산자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수입품까지 반영한 국내공급물가지수는 원재료와 중간재, 최종재 가격 상승 영향으로 전월 대비 0.7% 올랐습니다. 원·달러 환율 상승과 수입 가격 상승이 영향을 미쳤습니다.
국내 출하 제품과 수출품을 모두 포함한 총산출물가지수도 전월 대비 0.4% 상승했습니다. 농림수산품은 0.9%, 공산품은 0.4%, 서비스는 0.2% 각각 올랐습니다.
특히 반도체를 포함한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 가격 상승이 전체 지수를 끌어올렸습니다.
총산출물가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17.6% 상승해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습니다. 전달 기록한 종전 최고치인 16.8%를 한 달 만에 다시 넘어선 것입니다.
생산자물가 상승세는 멈췄지만 원·달러 환율과 국제 정세 등 변수가 남아 있어 향후 물가 흐름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여전히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