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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 시험이 평가하는 것
입력 : 2026-07-22 오후 1:38:10
모델들이 '메타 AI 글래스'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대학원 기말고사 성적을 받아들고 여러 생각이 들었습니다.
 
레포트 제출 과제가 있었는데, 솔직히 AI의 도움을 받아 작성했습니다. AI가 초안을 잡아주고 제 생각을 덧붙여 하나의 결과물로 만들어 제출했습니다.
 
결과는 A+였습니다.
 
분명 기분이 좋아야 할 성적이었지만 이상하게 썩 기쁘지만은 않았습니다. 온전히 제 힘으로, 직접 손으로 답을 써낸 시험에서는 그만큼 좋은 성적을 받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평소 인사이트가 좋다고 느꼈던 한 원우의 성적은 저보다 좋지 않았습니다. 그 원우는 AI를 거의 쓰지 않고 직접 작성했다고 했습니다.
 
물론 AI가 저 대신 과제를 전부 해준 것은 아닙니다. 자료를 정리하고, 문장을 다듬고, 생각을 발전시키는 데 AI 도움을 받긴 했지만 무엇을 쓸지, 어떤 식으로 쓸지는 제 머릿속에서 나온 아이디어였습니다.
 
그런데 "AI를 쓰지 않고 더 오랜 시간 고민한 사람보다 내가 더 좋은 점수를 받은 것이 과연 공정한 걸까"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최근에는 AI 기능이 탑재된 안경을 이용해 시험 문제를 풀려는 부정행위까지 등장하고 있습니다.
 
이미 우리는 공부할 때 AI에게 모르는 내용을 묻고, 글을 정리하고, 아이디어를 얻습니다. 저 역시 AI에 익숙해진 탓인지 직접 시험을 보면서 손으로 글씨를 오래 쓰는 것부터 낯설게 느껴졌습니다.
 
AI를 쓰면 부정행위이고, 쓰지 않으면 공정하다고 단순하게 나눌 수 있을까요.
 
어쩌면 앞으로는 AI를 사용했느냐보다 AI를 어떻게 활용했는지, 그 결과물에 자신의 생각과 판단이 얼마나 담겨 있는지를 평가하는 일이 더 중요해질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과연 그 둘을 구분해낼 수 있을까요?
 
AI의 도움을 어디까지 허용할 것인지, 어디서부터 부정행위로 볼 것인지 기준을 세우는 것도 어렵습니다. AI를 허용하면 활용 능력이나 접근 환경에 따른 격차가 생길 수 있고, 완전히 금지하는 것도 사실상 돌이키기엔 너무 멀리 온 것 같습니다.
 
결국 AI 시대에 시험은 무엇을 평가해야 할까요? 어떻게 해야 공정한 시험이라고 부를 수 있는 걸까요?
 
시험을 치르는 사람도 혼란스럽지만, 앞으로는 시험을 만드는 학교와 출제 기관의 고민도 더 깊어질 것 같습니다.
전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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