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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점론’를 둘러싼 반도체 ‘말말말’
입력 : 2026-07-21 오후 3:32:45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을 두고 피크아웃(정점 통과) 우려가 가시지 않고 있다. 메타의 컴퓨트 사업 검토 소식에 이어 중국 문샷 AI의 ‘키미 쇼크’도 이러한 분위기를 더 짙게 만들었다. 하지만 이른바 ‘반도체 고점론’에 대해 업계는 정면 반박하는 모습이다. 특히 단순 메모리 기업들에 이어 반도체 장비,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기업들까지 밸류체인 전반에서 장기적인 수요 가시성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10월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개막한 제27회 반도체대전을 찾은 관람객들이 SK하이닉스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글로벌 파운드리 1위 업체 대만 TSMC의 웬델 황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고객들의 수요는 여전히 강하며 장기적이고 구조적인 성격”이라며 “우리는 투자를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미국 투자 계획을 기존보다 1000억달러 늘린 총 2650억달러로 확대하기로 했다는 설명이다.
 
TSMC는 올해 2분기 순이익이 7065억6000만 대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77.4% 증가했다. 5분기 연속 순이익 최고치를 경신한 TSMC는 올해에만 설비투자(CAPEX)를 최소 600억달러까지 늘릴 방침이다.
 
글로벌 노광장비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네덜란드 ASML도 증설 계획을 내놨다. ASML은 극자외선(EUV) 노광장비의 생산능력을 내년 30% 늘리고, 2028년에도 30% 증설한다는 계획이다. 이미 2027년 EUV 물량 예약 거의 끝난 상태라는 설명이다.
 
크리스포프 푸케 ASML 최고경영자(CEO)는 “지속적인 AI 관련 투자와 AI 기술의 발전은 첨단 로직 및 메모리 칩에 대한 수요를 촉진하고 있으며 이는 반도체 산업의 성장 전망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며 “고객사들은 생산 능력 확장 계획을 지속적으로 가속화하고 있으며, ASML은 장기적인 수요에 대한 가시성을 높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이를 통해 AI 반도체 슈퍼사이클(초호황기)의 가시성을 재확인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메모리 업계의 고대역폭메모리(HBM) 점유율 확대를 위해 첨단 장비의 도입을 가속화하고, 첨단 설계(팹리스) 기업들의 파운드리 의뢰도 계속되고 있다는 신호라는 것이다.
 
앞서 메모리 업체들도 장기적 수요 가시성에 대한 발언을 이어왔다. 곽노정 SK하이닉스 CEO는 ADR 상장 당시 “내년이 메모리 공급난이 역대 최악”일 것이라며 2030년 이후에도 공급 부족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기도 했다.
 
아울러 장기공급계약(LTA)으로 중장기 안정성을 확보하고, 현재 투자에 따른 공급 여력 증가도 최소 2028년 이후에나 가능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특히 최근 불거진 ‘키미 쇼크’ 역시 AI 비용이 낮아질수록 활용 사례가 늘어나 전체 컴퓨팅 수요를 끌어올리는 ‘제번스의 역설’이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결국 월말까지 이어질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2분기 실적과 설비투자 계획이 고점론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공급난은 반도체 기업뿐만 아니라 완제품 업체들의 부담으로도 확인되는 부분”이라며 “결국 대형 고객사인 빅테크 기업들의 컨퍼런스콜에서 어떤 이야기가 나오는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명신 기자 sin@etomato.com
이명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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