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까지 치솟으며 1550원 선에 바짝 다가섰습니다. 미국 인플레이션 우려가 다시 커지는 가운데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기조가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달러 강세를 이끌고 있습니다.
2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전 9시50분 기준 전날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30분 기준)보다 4.8원 오른 1547.5원을 기록했습니다. 이날 환율은 4.6원 상승한 1547.3원에 출발한 뒤 상승 폭을 확대하며 1550원 돌파 가능성을 키우고 있습니다.
전날 원·달러 환율은 1542.7원에 거래를 마치며 이틀 연속 1540원대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9일 기록한 1549.0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최근 환율 상승 흐름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난 22일부터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며, 이달 16일 이후 원화 약세 흐름이 지속되는 모습입니다.
시장에서는 미국 물가 지표가 달러 강세를 지지하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미국 상무부가 발표한 5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4.1% 상승해 2023년 4월 이후 가장 큰 상승 폭을 기록했습니다.
예상치에는 부합했지만 물가 압력이 여전히 높은 수준으로 나타나면서 Fed가 금리 인하에 신중한 태도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미국 금리가 높은 수준에서 유지될 경우 달러 선호 현상이 강화돼 원화 약세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여기에 국제유가 상승과 엔화 약세 흐름도 환율 부담 요인으로 꼽힙니다. 원유 등 주요 원자재를 수입하는 한국 경제 특성상 유가 상승은 무역수지와 물가 측면에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증시 매도 흐름 역시 환율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외국인이 국내 주식을 팔고 자금을 회수하는 과정에서 달러 수요가 늘어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시장 관계자는 "미국 물가와 통화정책 방향에 대한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가운데 글로벌 달러 강세 흐름이 원화 약세로 연결되고 있다"며 "단기간 내 환율이 안정되기 위해서는 미국 금리 방향과 외국인 수급 변화가 중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일부에서는 최근 환율 상승 속도가 가파른 만큼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습니다. 환율이 1550원선을 넘어설 경우 수입물가 상승과 기업 비용 부담 증가 등 국내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도 커질 수 있습니다.
외환시장에서는 당분간 미국 경제 지표와 Fed의 통화정책 신호에 따라 원·달러 환율 움직임이 좌우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