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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성장펀드, 서민 자산 늘릴 '진짜 사다리' 되려면
입력 : 2026-06-08 오후 2:27:25
서민들의 자산 형성을 돕겠다는 취지로 등장한 이재명정부표 '국민성장펀드'가 출시되자마자 큰 인기를 끌었지만 정작 돈 없는 진짜 서민들에게는 '그림의 떡'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금융위원회는 전체 6000억 원 규모의 87%가 판매 첫날 소진되고 단 5영업일 만에 완판될 만큼 폭발적인 수요가 기록되자 이르면 오는 9월 출시를 목표로 2차 상품 추가 공급 방안 의견 수렴에 착수했습니다.
 
현재 은행과 증권사를 대상으로 2차 물량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으며 은행 창구 물량을 늘리고 증권사 온라인 비중을 확대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습니다. 아울러 복잡했던 소득확인증명서 제출을 전산 조회로 대체해 가입 절차도 대폭 간소화할 방침입니다.
 
특히 1차 가입자 중 근로소득 5000만원 이하 또는 종합소득 3800만원 이하인 서민층의 실제 비중이 당초 배정했던 물량인 20%를 크게 웃도는 38.6%로 집계되자, 2차에서는 서민 물량을 더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 중입니다.
 
그러나 단순히 가입 자격의 문턱을 낮추거나 배정 물량만 늘리는 것은 미봉책에 불과합니다. 하반기 출시 예정인 2차 펀드는 서민들의 실질적인 금융 참여 능력과 삶의 현장까지 깊이 고려해 전면적으로 재설계해야 합니다.
 
여윳돈과 정보가 있는 자산가들은 굳이 이 펀드에만 머무를 이유가 없습니다. 위험 감수 능력이 있는 이들은 펀드를 우회해 삼성전자 같은 시장의 대장주 주식을 직접 골라 투자하는 방식을 택합니다.
 
실제로 삼성전자에 투자했을 경우 열흘 만에 약 23%의 수익을 올릴 수 있지만 국민성장펀드 가입으로 얻는 소득공제 혜택은 연간 150만 원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기회비용을 철저히 따진 자산가들은 이미 더 높은 수익을 찾아 자금을 빠르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반면 당장 매달 나가는 월세와 불어나는 빚 독촉에 쫓기는 취약계층 노동자들은 직접투자의 위험을 감수할 여력이 전혀 없습니다. 그렇다고 소득공제 혜택을 받기 위해 펀드에 5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금쪽같은 돈을 묶어둘 이유도 없습니다. 하루하루 생계를 이어가기 급급한 이들에게 5년 만기 조건은 현실과 동떨어진 높은 장벽입니다.
 
국민성장펀드가 서민의 자산을 불려줄 진짜 사다리가 되려면 계층별 처지를 반영한 정교한 설계가 필요합니다. 납입 기간을 대폭 단축하거나 저소득층에 한해 중도 인출 조건을 완화하는 등 현금 흐름에 맞춘 유연한 제도가 도입되어야 합니다. 서민들의 실질적인 자금 동원 능력을 무시한 채 물량만 늘린다면, 이번에도 서민 금융이라는 허울 좋은 이름 아래 여유 있는 이들만 혜택을 보는 양극화 펀드가 될 뿐입니다.
 
지난 5월22일 오후 서울 중구 신한은행 본점 영업부에 온라인/오프라인 신규한도 마감 문구가 붙어 있다.(사진=뉴시스)
 
이재희 기자 nowhee@etomato.com
이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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