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 크게 작게 작게 메일
페이스북 트윗터
요약이 전부는 아니다
입력 : 2026-06-02 오후 5:27:13
검색하는 방식이 바뀌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검색 결과를 하나씩 클릭해 기사를 읽고 여러 자료를 비교하며 맥락을 파악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빅테크가 검색 엔진 최상단에 인공지능(AI) 요약본을 제공하면서 이용자들의 정보 소비 방식도 달라지고 있습니다. 국내도 다음, 네이버가 요약 서비스를 제공 중입니다.
 
몇 줄로 정리된 답변은 분명 편리합니다. 원하는 정보를 빠르게 찾을 수 있고 여러 페이지를 오갈 필요도 없습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끝까지 맥락을 따라가며 이해하는 전통적인 읽기 방식이 점점 밀려나고 있다는 점입니다. 정보는 점점 짧아지고, 소비는 점점 빨라지고 있습니다.
 
이런 변화는 실제 연구 결과에서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 미디어랩이 최근 진행한 '챗GPT와 뇌' 관련 연구에서는 AI를 활용한 그룹의 80% 이상이 글을 완성한 직후 자신이 작성한 핵심 내용조차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AI가 작업을 대신하면서 결과물은 얻었지만, 정작 그 내용을 자신의 지식으로 소화하는 과정은 약해졌다는 의미입니다.
 
교육 현장에서도 비슷한 이야기가 들립니다. 교사들은 학생들의 집중력 저하와 사고력 약화를 우려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숏폼 영상 소비까지 더해지면서 긴 글을 읽고 생각을 이어가는 능력이 점차 약해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물론 요약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닙니다.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에 요약은 필요한 기술입니다. 문제는 요약이 출발점이 아니라 종착점이 될 때입니다. 핵심만 빠르게 확인하는 데 익숙해질수록 왜 그런 결론이 나왔는지, 어떤 과정과 맥락이 있었는지를 놓치기 쉽습니다.
 
AI는 우리에게 더 많은 시간을 만들어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시간이 생각하는 시간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편리함은 오히려 사고의 깊이를 얕게 만들 수 있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정보를 얼마나 빨리 얻느냐가 아니라 그 정보를 얼마나 자신의 것으로 소화시켰느냐일지 모릅니다.
 
요약은 유용한 도구지만, 세상을 이해하는 과정까지 대신해 주지는 못합니다.
 
구글 '제미나이 인 크롬' 화면. (사진=구글)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
신상민 기자
SNS 계정 : 메일 페이스북


- 경제전문 멀티미디어 뉴스통신 뉴스토마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