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지방선거는 4년간 지방자치를 이끌 광역단체장과 기초단체장을 선출하는 민의의 과정입니다. 유권자마다 선택의 기준은 다를 수 있습니다. 후보자의 과거 이력이 투표권 행사의 근거가 될 수도 있습니다. 누군가는 도덕적 결함이 없는 후보자를 우선 시 할 수도 있을 겁니다.
유권자 판단 기준 중 하나인 공약은 후보자들이 당선이라는 조건을 상정한 뒤 내건 약속입니다. 과거가 아닌 미래의 일입니다. 선거철마다 네거티브와 마타도어를 일삼으면서도 입으로는 정책 선거를 지향한다는 것도 과거보다 미래가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후보자들 말 한마디 한마디에 미래가 담겨야 할 선거인데, 느닷없이 전직 대통령들이 등판했습니다. 파면된 뒤 징역형을 선고받았다가 복권된 박근혜 전 대통령과 구치소 생활을 했다 풀려난 이명박 전 대통령 얘기입니다.
박형준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 지원에 나선 이명박 전 대통령과 추경호 대구시장 후보 지원 유세에 나선 박근혜 전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이들이 모습을 드러낸 시점은 공교롭습니다. 혹은 의도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박 전 대통령은 사전투표 직전 경남과 영남을 찾았고 이 전 대통령은 본투표를 불과 며칠 앞두고 부산과 서울을 활보했습니다. 박 전 대통령이 대구부터 경북, 넓게는 부산과 경남까지 아우른다면, 포항 출생이면서 서울시장을 지낸 이 전 대통령이 서울의 구원투수로 나선 꼴입니다.
공적 영역에서 사적 이익을 추구해 감방 생활을 했던 전직 대통령들이 선거 막판에 등장했다는 건 이들을 부른 세력이 그만큼 급하다는 뜻일 겁니다. 지난 정권의 향수를 자극해 투표 동력을 끌어내겠다는 심산이겠죠.
두 사람의 파급 효과는 선거가 끝나 당선인이 정해져도 제대로 가려내기 쉽지 않을 겁니다. 투표 용지에 각주가 달리진 않으니까요.
확실한 건 이미 흘러간 정치적 상징에 나름의 역할이 주어졌다는 겁니다. 그것도 지역 발전 담론이 정교하게 다듬어져야 할 시기에 말이죠.
쓰임을 다한 과거의 인물이 유권자의 미래를 책임지진 않습니다. 미래를 설계할 때 필요한 적절한 조언을 들을 수는 있겠지만 어디까지나 보조적인 수단에 그쳐야 합니다. 더욱이 이룬 것보다 과오가 많은 사람이라면 섣불리 나서지 않고 자중하는 편이 유권자에 대한 도리입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