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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의 통로
입력 : 2026-05-26 오후 3:54:20
국가폭력피해범국민연대와 5공피해자단체연합회 등 국가폭력 피해자단체 회원들이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스타벅스 광화문점 앞에서 탱크데이 논란 관련 스타벅스 규탄 국가폭력피해자단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대한민국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혐오입니다. 혐오의 시대라고도 하죠. 그런데 사실 '혐오의 시대'라는 말은 10년 전에도 존재했습니다. 정치 혐오는 어느덧 이성에 대한 혐오, 노인에 대한 혐오, 외국인에 대한 혐오로 진화했습니다. 혐오를 상징하는 단어들은 그 대상에게 더 큰 상처를 주었습니다. 
 
이 시대의 혐오는 과거의 혐오를 총집합한 혐오의 시대로 남아 있습니다. 스타벅스 코리아의 '탱크데이' 논란은 혐오의 시대를 방증한 순간이었습니다. 
 
그들의 뒤늦은 사과와 별개로, 우리 사회에 던지는 물음이 있습니다. 만연해진 혐오를 이대로 방치할 것인가입니다. 물론 혐오를 하는 주체, 이미 잘못된 생각을 가져버린 인간에 대한 개조는 어려운 일입니다.
 
대신 방치할 것인가는 다른 문제입니다. 한 사람이 내지르는 소리가 미치는 범위에는 제약이 있습니다. 아무리 크게 소리 지른들 사방이 꽉 막힌 곳에서 내지르는 소리는 그곳에 머물고 말죠. 하지만 광장에서, 소리를 증폭시킬 메가폰을 잡는다면 상황은 달라집니다. 메시지가 증폭되는 순간이 오는 겁니다.
 
그래서 메시지 증폭 장치에 대한 최소한의 제한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독일의 경우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독일은 2018년부터 네트워크 집행법이라는 법을 도입했습니다. 
 
이용자가 200만명이 넘는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특정 대상에 대한 혐오 콘텐츠가 게시되면 플랫폼 사업자가 24시간 내로 해당 콘텐츠를 차단해야 하는 의무를 부여받게 됩니다. 경우는 다소 다르지만 영국의 온라인 안전법은 아동 사용자를 호스팅하는 플랫폼에 주의 의무를 부과합니다. 
 
혐오의 통로가 되고 있는 SNS 사업자에 대해 의무를 부여하는 겁니다. 물론 '표현의 자유'라는 논란이 따라붙습니다. 이러한 법들이 악용되는 순간 '권위주의 사회'의 통제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분명한 혐오 표현 자체에 대해서는 명확한 의무를 부여하고, 부작용을 제거하는 방식으로 법안을 마련한다면 혐오의 통로를 차단하는 효과가 있지 않을까요.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한동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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