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금융권에서 이사회 내 소비자보호위원회(소보위) 설치 움직임이 금융지주를 넘어 은행·카드 등 주요 계열사로 확산하고 있습니다. 과거 최고소비자책임자(CCO)나 소비자보호본부 중심으로 다뤄졌던 소비자 보호 이슈가 이제는 각 계열사 이사회 차원의 핵심 의사결정 사안으로 격상되는 분위기입니다.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 이후 내부통제와 책임 경영 중요성이 커지면서 소비자 보호 체계를 그룹 전반으로 확대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됩니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금융지주와 계열 금융사들은 이사회 산하에 소비자보호위 또는 소비자보호협의체를 설치하며 관련 조직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기존에는 소비자보호본부 산하 실무 협의체 형태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이사회 내 위원회로 격상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소비자 민원과 불완전판매, 내부통제 실패 등이 단순 실무 문제가 아닌 경영진 책임 영역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는 분석입니다.
대표적으로 신한금융지주는 지난 2021년 금융권 최초로 이사회 내 소비자보호위원회를 신설했습니다. 그룹 차원의 소비자 보호 정책과 민원 대응 체계, 금융상품 판매 절차 등을 점검하는 역할입니다. 최근에는 주요 계열사들도 소비자 보호 조직을 별도로 운영하며 관리 체계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우리금융지주는 이사회 내 비상설 소비자보호위원회를 두고 소비자 보호 관련 현안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소비자 피해 이슈 발생 시 위원회를 소집해 대응 방향과 재발 방지 대책 등을 검토하는 구조입니다. 금융당국의 내부통제 강화 기조에 맞춰 그룹 차원의 소비자 보호 체계를 구축하려는 취지입니다.
계열사 단위의 소비자 보호 조직 강화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NH농협은행은 소비자보호협의회를 통해 금융소비자 보호 정책과 민원 현황 등을 점검하고 있으며, KB국민은행과 KB국민카드 역시 소비자보호위원회 및 협의체를 운영 중입니다. 상품 판매 과정과 소비자 민원 대응 현황 등을 정기적으로 점검하며 내부통제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금융권에서는 소비자 보호 조직이 지주를 넘어 계열사 이사회 단계까지 확대되는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금융상품 구조가 복잡해지고 소비자 피해 유형이 다양해지면서 실무 조직만으로는 대응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 때문입니다. 특히 금융사 최고경영자(CEO)와 이사회 책임을 강화하는 금융당국 기조와 맞물려 소비자 보호가 그룹 지배구조 전반의 핵심 관리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삼성카드 소비자보호위원회 전문가 패널과 소비자 패널이 삼성카드 임직원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삼성카드)
신수정 기자 newcrystal@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