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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안'의 완성은 언어
입력 : 2026-04-21 오후 1:50:16
[뉴스토마토 허예지 기자] LG유플러스가 가입자식별번호(IMSI) 보안 우려에 대응해 지난 13일부터 유심 교체·업데이트를 시작했습니다. 그날 아침, 광화문과 시청 일대 가맹점과 대리점을 직접 돌며 현장을 살폈는데요. 현장에서 만난 이용자들의 반응 중, 아직 마음에 걸리는 부분이 있습니다.
 
"무슨 일로 이른 시간부터 매장을 찾으셨냐, 보안 우려 때문에 유심 교체하셨냐"는 기자의 질문에 한 어르신은 "그냥 문자에서 매장에 가라고 해서 왔다. 어떤 보안 우려가 있는지는 잘 모른다"고 답하셨습니다. 또 다른 이용자는 "어떤 보안 우려가 있는지는 매스컴을 통해 알았다"고 말했고요.
 
실제 발송된 문자엔 교체 방식과 일정 안내, 그리고 "보다 안전한 통신 서비스 이용을 위한 유심 업데이트 및 무료 교체를 안내드립니다. 보안 수준을 한 단계 강화하기 위한 조치이니 참여 부탁드립니다"라는 문구만 있었습니다. 자사 홈페이지와 앱 Q&A에 접속해서야 IMSI 노출에 관한 기술적 설명을 발견할 수 있었는데요.
 
Q&A에 제공된 기업 측 설명은 전형적인 '기업의 문법'으로 쓰여 있었습니다. '보안 문제는 제한적이고, 유심 교체는 선제적 대응'이라는 데 초점을 맞춘 건데요. 고객의 불안을 최소화하고 자사의 입장을 대변하기 위한 방침으로 풀이됩니다. 
 
나름대로 최선의 설명을 제공했다고 말할 수 있겠으나, 아쉽게도 현장에서 느낀 아쉬움은 해소되지 않았습니다. 기업이 에둘러 말하지 않는 언어를 구사하길 바라는 건 지나친 욕심일까요? 기술이 고도화될수록, 그것을 설명하는 보편적인 언어가 더 절실해진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나 통신·보안처럼 실생활과 밀접하고 피해가 치명적인 분야일수록, 기술을 일상의 말로 번역하는 데 더 많은 노력을 쏟아야 합니다. 보안은 시스템이 막는 것이기도 하지만, 사람이 이해하는 것이기도 하니까요. 기술적 해결에만 치중하면, 보안 문제의 당사자인 이용자는 논의의 주체가 아닌 대상으로 전락할 수 있습니다. '대보안 시대'를 맞아, 모두에게 가닿는 보안 언어, 침묵하지 않는 윤리를 다듬어야 할 때입니다.
 
LG유플러스는 지난 13일 유심 무상 교체·업데이트 서비스를 시작했다. 해당 서비스 이용을 안내하는 문자 공지. (사진=뉴시스)
허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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