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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워진 편의점, 좁아진 생존 공간
입력 : 2026-04-16 오후 5:26:49
서울 소재 편의점의 모습. (사진=뉴시스)
 
퇴근길 골목을 걷다 보면 편의점 간판이 유난히 자주 눈에 들어옵니다. 한 블록 안에 두세 개가 모여 있는 풍경도 낯설지 않습니다. 한때는 “여기에도 편의점이 생기네”라는 말이 나왔다면, 이제는 “또 생겼네”라는 반응이 더 자연스럽습니다.
 
편의점은 오랫동안 ‘창업 1순위’로 불렸습니다. 비교적 낮은 진입장벽과 안정적인 수익 기대가 맞물리면서 누구나 한 번쯤 고려하는 선택지였습니다. 하지만 최근 흐름은 조금 다릅니다. 점포 수는 여전히 늘고 있지만, 신규 출점은 줄고 폐점은 늘어나는 변화가 동시에 나타나고 있습니다.
 
겉으로 보면 성장세는 이어지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내부를 들여다보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더 이상 점포를 늘리는 방식만으로는 성장을 설명하기 어려운 단계에 들어선 것처럼 보입니다. 문제는 ‘더 잘하는 점포’만 살아남는 구조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점포 간 거리가 좁아질수록 신규 출점은 기존 점포의 매출을 잠식하는 구조가 됩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업계는 전략을 바꾸고 있습니다. 수익성이 낮은 점포를 정리하고 입지를 재편하거나 상품과 콘셉트 차별화를 통해 새로운 수요를 찾고 있습니다. 점포 수 경쟁에서 한발 물러나 ‘점포당 경쟁력’으로 시선을 옮기는 모습입니다.
 
하지만 방향 전환이 곧 해법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점포를 줄이거나 고도화하는 전략이 실제 점주들의 수익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여전히 불확실합니다. 오히려 운영 부담은 더 커지고, 경쟁의 기준만 높아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편의점은 여전히 우리 일상에 가장 가까운 유통 채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 변화는 업계의 문제가 아니라 소비 구조와 자영업 환경 전반의 변화를 보여주는 신호이기도 합니다. 편의점의 시간은 여전히 흐르고 있습니다. 다만 그 방향은 더 이상 ‘확장’이 아니라 ‘버티기’에 가까워 보입니다.
 
 
이혜지 기자 zizi@etomato.com
이혜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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