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주요 시중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핵심 요소인 가산금리를 잇달아 올리며 금융소비자들의 이자 부담이 커지고 있습니다. 겉으로는 시장 금리 흐름에 따른 합리적인 조정으로 보일 수 있지만 현장에서는 실제 대출 금리는 좀처럼 내려가지 않는다는 불만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통상 연초는 은행들이 새 경영 목표를 세우고 대출 영업을 확대하는 시기입니다. 하지만 올해는 분위기가 사뭇 다릅니다. 가계부채 관리 기조를 이유로 대출 문턱을 높이는 동시에 금리를 통해 수익성을 방어하려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대출 규모는 조이면서 금리 구조를 통해 수익을 확보하는 전략이 작동하고 있다는 해석입니다.
가산금리는 그동안 은행권 금리 논란의 핵심으로 지목돼 왔습니다. 대출 금리는 기준이 되는 지표금리에 은행이 붙이는 가산금리를 더하고 여기에 우대금리를 차감해 결정됩니다. 문제는 이 가산금리가 은행 내부 기준에 따라 정해지는 구조라는 점입니다. 인건비와 전산비 같은 원가, 차주의 신용도에 따른 위험 프리미엄, 목표 이익률 등이 반영되지만 구체적인 산정 방식은 외부에서 확인하기 어렵습니다.
이 때문에 금융당국도 수년째 가산금리 체계를 들여다보겠다고 밝혀 왔습니다. 은행권 역시 금리 산정의 투명성을 높이겠다고 여러 차례 약속했습니다. 그럼에도 현장에서는 여전히 '깜깜이 금리'라는 불만이 쉽게 사라지지 않습니다.
특히 기준금리가 내려가는 국면에서도 차주들이 금리 인하를 체감하지 못하는 이유로 가산금리가 자주 지목됩니다. 시장금리가 하락하더라도 은행이 가산금리를 조정하면 실제 대출금리는 큰 폭으로 떨어지지 않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차주 입장에서는 금리가 내려간다는 뉴스가 나와도 월 상환액이 크게 달라지지 않는 상황이 반복되는 셈입니다.
결국 대출금리 논란의 핵심은 가산금리의 투명성과 신뢰 문제로 귀결됩니다. 은행권이 금리 산정 구조를 보다 명확하게 공개하지 않는다면 이자 장사 논란은 언제든 다시 불거질 수 있습니다. 금리 인하기에도 체감되지 않는 대출금리, 그리고 반복되는 가산금리 논쟁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사진은 서울 시내 한 은행 영업점 대출 창구의 모습.(사진=뉴시스)
이재희 기자 nowh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