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토마토)
금융당국의 과도한 비용 규제로 인해 카드 혜택이 사실상 하향 평준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카드사 입장에서는 매력적인 상품을 내놓기 위해 혜택을 확대하거나 연회비를 낮추는 등 서비스 전략이 필요하지만 규제 영향으로 관련 비용을 집행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설명입니다. 소비자 유치를 위한 '혜자 카드'는 최근 들어 출시 자체가 드물어졌고 설령 출시하더라도 단기간에 단종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금융위원회는 2019년부터 카드사 마케팅 비용을 규제하고 있습니다. 카드사 마케팅 비용은 신용카드 할인과 포인트 적립, 무이자 할부, 광고비 등을 포함하는데요. 금융당국은 마케팅 비용으로 적자가 발생하는 상품 출시를 엄격히 제한하고 있습니다.
금융당국은 카드사들의 신규 회원 과당 모집과 과도한 모집 비용 지출이 업계 건전성을 해친다고 보고 해당 규제를 도입했습니다. 하지만 업계는 마케팅 비용 규제가 카드사들의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특히 점유율이 낮은 중소형 카드사일수록 회원 유치를 위해 매력적인 혜택을 내걸어야 하지만, 비용 통제로 혜택 차별화가 어려운 상황입니다. 여기에 업황이 악화할수록 소비자에게 제공할 수 있는 혜택이 더욱 줄어드는 구조라는 불만도 제기됩니다.
반면 카드사와 유사한 결제·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등 전자금융업자들은 마케팅 비용 지출에 제약이 없습니다. 이들 업체는 소비자 혜택을 대폭 늘리거나 공격적인 영업을 펼쳐도 별도 규제를 받지 않는 구조입니다. 실제로 자사 앱으로 포인트를 상당히 많이 뿌려 소비자들은 페이 사용 추세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카드사만 옥죄는 마케팅 비용 규제로 혜자카드는 사실상 자취를 감췄습니다. 업계에서 대표적인 혜자 카드로 꼽히던 'MG S+하나카드'와 '토스뱅크 WIIDE 하나카드'는 이미 단종됐고, 'BC 바로 고트(GOAT)카드' 역시 오는 4월 단종을 앞두고 있습니다. 과도한 마케팅 규제로 카드사들이 소비자 혜택을 확대하는 데 한계가 뚜렷해졌다는 지적입니다.
출혈 경쟁을 막기 위한 취지에는 공감할 수 있습니다. 다만 출혈 경쟁을 억제하는 것과 마케팅 비용을 일률적으로 통제하는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마케팅 비용은 기업이 손익을 고려해 감수 여부를 판단하는 경영 판단의 영역으로 일정 수준의 손실을 전제로 집행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이런 비용까지 정부가 획일적으로 규제하는 것은 과도합니다. 금융당국의 지나친 규제는 결과적으로 금융사뿐 아니라 소비자의 선택권과 혜택까지 위축시키고 있습니다.
유영진 기자 ryuyoungjin153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