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각 사)
보험사들이 연초 시장 확대를 위해 매력적인 상품을 선보이고 있지만, 과거 관행에 비춰볼 때 수익성이 악화되면 판매를 중단하는 식의 영업이 오히려 출혈 경쟁을 부추긴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화생명(088350)은 이달 분산돼 있던 건강보험 보장을 하나로 묶은 '시그니처 H통합건강보험'을 선뵀습니다.
한화손해보험(000370)은 업계 최초로 가정폭력으로 인한 이혼 소송까지 보장하는 등 여성 관련 담보를 확대·통합한 '시그니처 여성건강보험 4.0'을 출시했습니다. 카카오페이손해보험은 휴대폰보험을 개정해 갤럭시 스마트폰에 대한 보상 한도를 크게 늘렸습니다.
신한라이프는 오래 살수록 연금 수령액이 늘어나는 한국형 톤틴연금인 '신한톤틴연금보험'을 업계 최초로 선보였습니다.
흥국화재(000540)는 '표적 치매 치료 중 MRI 검사비' 보장 특약을 처음으로 개발해 6개월간 배타적 사용권을 확보했습니다.
연초에만 보험사들이 선보인 신상품은 약 15개에 달합니다. 통상 보험사들은 전년도 통계를 바탕으로 연초에 신상품을 봇물 터지듯 출시해왔는데, 이들 상품 상당수는 손해율이 악화될 경우 어느새 시장에서 사라집니다.
대표적인 사례로 미니보험 열풍 당시 보험사들은 골프보험, 스키보험, 독감보험 등 보험료 1000원대에 수백만원을 보장하는 미니보험을 경쟁적으로 쏟아냈습니다. 그러나 손해율이 급등하자 보험사들은 '상품 리뉴얼'을 명분으로 상당수 미니보험의 판매를 중단했습니다.
보험산업은 통계에 기반한 산업입니다. 한 보험사가 시장을 선점하면 경쟁사들이 일제히 뒤따르고, 손해율이 악화되면 빠르게 발을 빼는 구조가 반복됩니다. 이 과정에서 연말 CSM이 급감하는 등 실적 변동성이 커진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일단 판매한 뒤 손해가 나면 중단하는 식의 출혈 경쟁은 더 이상 지속돼서는 안 됩니다. 보험사 입장에서도 과도하게 모험적인 상품이 실적 악화로 이어질 경우 투자자 피해로 연결될 수 있고, 소비자 역시 잦은 상품 변경으로 비교·선택이 어려워집니다. 여기에 보험사에 대한 신뢰 저하와 보장 구조의 불안정성까지 겹칠 수 있습니다. 보험사가 어려움을 겪는 이유는 저출산·초고령화 같은 구조적 요인뿐 아니라 이러한 영업 관행에도 원인이 있는 만큼 출혈 경쟁을 멈춰야 합니다.
유영진 기자 ryuyoungjin153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