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은행, 저축은행, 카드사 등 전 금융권이 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크게 줄이면서 취약계층이 불법사금융으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법정 최고 금리가 20%로 제한된 상황에서 대부업체조차 저신용자를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라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로 은행권이 저신용자 대상 대출 취급을 대폭 축소하고 있습니다.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이 나이스신용평가로부터 제출받은 신용점수별 신용대출 신규 취급액에 따르면 은행과 인터넷은행 등 1금융권에서 신용점수 750점 이하 차주에게 공급한 신규 신용대출 규모는 지난해 11월 4조9413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2023년의 8조4091억원과 비교해 약 4조원 가까이 줄어든 수치입니다.
같은 기간 저축은행·카드사·캐피털사의 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신규 취급액은 24조4060억원으로 2023년(27조4684억원) 대비 약 3조원 감소했습니다. 2024년부터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총량 관리를 강화하면서 금융권 전반에 대출 조이기가 이어졌고 그 여파로 저신용자들이 불법사금융으로 내몰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현 정부는 대출 규제를 통해 부동산 가격을 안정시키겠다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대출 접근성을 낮춰 주택 수요를 억제하겠다는 취지이지만 이 과정에서 저신용자와 같은 실수요자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는 상황입니다.
여러 차례 단행된 신용사면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신용사면이 이뤄질 경우 다수 차주의 신용점수가 일제히 상승하면서 신용도가 상향 평준화되는 효과가 나타납니다. 그 결과 상대적으로 저신용자에 대한 대출 취급은 더욱 어려워질 수밖에 없습니다. 신용사면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차주들이 금융권 대출 경쟁에서 밀려나는 구조가 형성된 셈입니다.
정부의 대출 조이기 기조로 대출 한파는 당분간 장기화될 가능성이 큽니다. 부동산 가격이 안정될 때까지 대출 규제 완화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입니다. 정부는 저신용자 등 실수요자 보호를 위해 정책자금을 확대하거나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제한적 규제 완화 방안도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대출을 강하게 조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집값이 오름세를 보이는 상황은 현 정책 방향이 과연 효과적으로 작동하고 있는지 의문입니다.
유영진 기자 ryuyoungjin153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