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가 사용자 건강 이해와 관리를 지원하는 신규 기능 '챗GPT 건강'을 선보이면서 인공지능의 역할이 또 한 번 경계선을 넘고 있습니다.
이 기능은 식단 관리와 운동 조언 등 일상적인 건강 정보를 보다 알기 쉽게 제공하고 대화 기록을 바탕으로 사용자의 장기적인 생활 패턴을 파악해 건강 관리에 도움을 주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AI가 단순 정보 검색 도구를 넘어 개인의 생활 관리 영역까지 파고들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입니다.
기능 자체만 놓고 보면 매력적입니다. 병원에 가기 전 가볍게 궁금증을 해결하거나 생활 습관을 점검 받는 용도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바쁜 일상 속에서 건강 관리의 문턱을 낮춰준다는 점에서 이용자 반응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기대와 함께 우려도 동시에 제기됩니다. 이미 AI에게 다이어트나 건강 관련 질문을 했다가 부정확하거나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답변을 받았다는 사례는 반복돼왔습니다.
AI는 의료 전문가가 아니며 개인의 병력이나 복합적인 신체 상태를 실제로 진단할 수 없음에도 답변은 때때로 확신에 찬 형태로 제시됩니다. 이로 인해 조언이 단순 참고를 넘어 실제 판단의 근거로 받아들여질 위험이 존재합니다.
건강 영역에서 AI의 역할을 바라보는 핵심 쟁점은 명확합니다. 이 조언을 어디까지 믿어도 되는가 하는 문제입니다. AI의 답변은 통계와 데이터 패턴에 기반한 결과일 뿐 책임을 지는 판단이 아닙니다.
하지만 이용자는 그 경계를 항상 명확히 인식하지 못합니다. 특히 건강 문제는 작은 오판 하나가 신체적 위험으로 직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다른 분야보다 훨씬 엄격한 기준이 요구됩니다.
더욱이 오픈AI가 현재 챗GPT의 영향력과 책임을 둘러싼 여러 소송에 직면해 있는 상황에서 건강 관리 기능은 또 하나의 잠재적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AI가 제공한 조언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과 책임 소재는 여전히 불분명합니다.
AI가 건강을 관리해주는 시대는 분명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다만 그 편리함이 신뢰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기술의 한계를 분명히 드러내고 인간의 판단을 대체하지 않는 선을 명확히 설정하는 과정이 필요해 보입니다. 건강을 맡긴다는 행위는 결국 기술보다 신뢰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가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카카오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