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관계기관이 '딥페이크 음란물' 게시 사이트에 대해 접속 차단을 요구하고 있지만 실제 효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관련 조사에 따르면 접속 차단 대상 사이트 가운데 85%가 넘는 사이트가 여전히 접근 가능한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차단된 사이트 상당수는 보안이 강화된 프로토콜을 활용한 우회 접속이 가능했습니다. 일반 이용자도 간단한 설정 변경만으로 차단을 피해 접속할 수 있는 구조입니다. 차단은 행정적으로 이뤄졌지만 기술적 대응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결국 '차단했다'는 기록만 남을 뿐 실제 이용 환경에서는 무력화된 조치에 가깝다는 지적입니다.
딥페이크 범죄는 특히 인공지능(AI) 기술에 익숙한 10대층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이미지·영상 생성 도구의 진입 장벽이 낮아지면서 범죄는 더 이상 일부 전문가의 영역이 아닙니다. 문제는 가해 연령이 낮아질수록 범죄 인식은 희미해지고 장난이나 놀이처럼 소비되며 피해의 무게는 고려되지 않는 경향이 강해진다는 점입니다.
디지털 성범죄는 특성상 유포 초기 대응이 가장 중요합니다. 영상과 이미지가 온라인에서 복제·확산되기 시작하면 이후 삭제는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다릅니다. 차단 요청은 늦고 삭제는 더 늦으며 그 사이 콘텐츠는 이미 여러 플랫폼으로 퍼져 나갑니다. 차단 효과가 미비한 상황에서는 피해 확산을 막아야 할 '골든타임'이 그대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상당수 딥페이크 음란물 사이트는 해외에 서버를 두고 운영됩니다. 이 경우 국내 기관의 삭제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는 사례가 태반입니다. 법적 관할권 밖에 있는 플랫폼들은 삭제 요청을 무시하거나 회신 자체를 하지 않거나 형식적인 조치만 취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과적으로 피해자는 국내에 있지만 가해와 유포의 거점은 국경 밖에 놓인 구조입니다.
딥페이크 범죄는 차단으로 막을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필요한 것은 유포 초기의 신속한 삭제 체계, 해외 플랫폼과의 실효적 공조, 기술 수준에 맞는 대응 시스템입니다.
접속 차단 대상 사이트 가운데 85%가 넘는 사이트가 여전히 접근 가능한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지=뉴시스)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