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선원이 없는 자율운항 선박의 가장 큰 기술적 난제로 꼽혀온 음성 통신 문제가 해결 국면에 접어들었습니다.
인텔리안테크(189300)와 HD현대가 육상 원격운용센터에서 선박 통신을 실시간으로 제어하는 실증에 성공하며, 완전 자율운항 시대에 한발 더 다가섰다는 평가입니다.
이번 실증에서는 선원이 탑승하지 않는 자율운항 선박이 육상 원격운용센터(ROC)를 통해 타 선박이나 해상교통관제센터(VTS)와 실시간 음성으로 소통할 수 있음을 입증했습니다.
그동안 해상 통신의 주축인 초단파(VHF) 무선통신 장비는 아날로그 방식에 기반하고 있어, 통신을 위해서는 반드시 선박 조타실에 인력이 상주하며 송수화기를 직접 조작해야만 했습니다. 이러한 하드웨어적 제약은 인력 없는 자율운항 선박을 구현하는 데 있어 최대의 기술적 난제로 지목돼왔습니다.
양사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존 아날로그 장비를 디지털화했습니다. 인텔리안테크가 개발한 디지털 기반 VHF-DSC 통신장비인 IV2500A를 HD한국조선해양의 자율운항 선박 플랫폼과 연동하는 인터페이스 기술을 적용해 육상에서의 원격 제어를 가능하게 했습니다.
실증 테스트는 HD현대중공업이 건조 중인 9만8000㎥급 대형 에탄올운반선에서 진행됐습니다. 경기 분당의 원격운용센터에 있는 관제사는 약 400㎞ 떨어진 바다 위 선박의 통신 장비를 원격으로 조작해, 선박 인근의 타 선박 및 VTS와 즉각적인 쌍방향 교신에 성공했습니다.
테스트 결과 음성 지연이나 품질 저하 없이 깨끗한 통신이 이루어졌습니다. 특히 HD한국조선해양이 개발한 음성인식 기반 상황인지 기술을 통해 선박 주변의 복합적인 통신 상황이 육상으로 실시간 전달되는 등 높은 안정성을 보여줬습니다.
인텔리안테크는 이번 기술 상용화를 통해 자율운항 선박이 비상 상황이나 복잡한 입·출항 환경에서도 육상 관제사의 신속한 음성 개입을 통해 안전성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황재하 인텔리안테크 부사장은 "이번 실증 성공은 완전 자율운항 선박 상용화를 향한 결정적인 이정표"라며 "앞으로도 해상 통신 기술 혁신을 선도해 미래 모빌리티 시장을 이끌겠다"고 말했습니다.
류승협 HD한국조선해양 상무는 "자율운항 시대를 대비해 건조 선박의 주요 장비를 육상 관제 시스템과 지속적으로 통합해 초격차 기술력을 확보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