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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니 금융인, 좌충우돌 영업 현장
입력 : 2025-12-18 오후 4:47:54
인도네시아 금융 중심지 자카르타에는 국내 금융사들의 합작법인과 지점들이 속속 자리 잡고 있습니다. 현지 시장 공략에 나선 한국 금융사 파견 직원들은 영업 전략만큼이나 문화 이해가 중요한 과제라고 입을 모아 말합니다. 업무 방식과 가치관이 다른 현지 직원들과 호흡을 맞추는 과정 자체가 또 하나의 영업 현장이기 때문입니다.
 
자카르타는 이슬람 문화가 생활 전반에 깊게 정착된 도시입니다. 도심 곳곳에 사원이 자리하고 있으며, 하루 다섯 차례 기도 시간이 되면 업무 흐름도 자연스럽게 이러한 흐름을 따른다고 전해졌습니다. 국내 금융사가 진출한 현지 합작법인 지점과 사무소에도 기도실이 별도로 마련돼 있습니다. 한국식 일정 관리에 익숙한 파견 직원들에겐 처음엔 낯선 풍경이지만, 현지에선 지극히 일상적인 장면입니다.
 
현지 직원들의 가치관 역시 한국과는 다소 차이가 있었습니다. 인도네시아 국민들 사이에는 '모든 것은 신의 뜻에 맡긴다'는 인식이 비교적 강합니다. 그렇다 보니까 돈을 많이 벌어야 한다는 욕심보다는 현재의 삶을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감사함을 느끼는 분위기가 일반적입니다. 일이 잘 풀리는 것도, 그렇지 않은 것도 신의 뜻에 따라 흘러간다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자리 잡고 있는 것입니다.
 
한국에서 파견된 직원들은 욕심 없는 분위기에 가끔 답답함을 느끼기도 한다고 털어놓았습니다. 현지법인을 두고 있는 금융사 관계자는 "실적을 끌어올리기 위해 업무를 독려해야 하는데, 현지 직원들은 더 벌어야 한다는 동기 자체가 크지 않다 보니 설득 방식부터 고민하게 된다"며 "이젠 서로 웃으며 이해하는 단계에 이르렀다"고 말했습니다.
 
제도적 현지화를 이루는 것도 인니 진출의 중요한 부분입니다. 인도네시아 금융당국은 자국민 보호 성향이 강해 외국계 금융사가 진출할 경우 인가를 받은 법인장과 핵심 관계자 3~4명만 파견을 허용하고 있습니다. 이를 제외한 나머지 인력은 모두 현지 채용을 원칙으로 합니다. 조직의 대부분을 현지 직원들이 채우는 구조인 셈입니다.
 
다만 느긋하다는 인식과 달리 현지 직원들의 근무 태도는 성실했습니다. <뉴스토마토>가 취재차 방문했을 당시 점심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자리를 지키며 업무를 이어가는 직원들이 눈에 띄었습니다. 문화는 다르지만, 금융이라는 공통의 언어 속에서 서로를 이해해가는 과정이 자카르타 영업 현장의 또 다른 경쟁력이 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KB손해보험은 1997년 현지 대형 금융그룹 시나르마스 그룹의 멀티 파이낸스 계열사 지분을 인수해 출범한 합작법인입으로 인도네시아 법인을 공식 출범했다. 사진은 점심시간에도 일하고 있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본점의 직원들. (사진=뉴스토마토)
 
신수정 기자 newcrystal@etomato.com
신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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