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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할 용기
입력 : 2025-12-12 오전 10:17:30
실패할 용기를 가져야 한다는 말은 이제 벤처·스타트업 생태계에서 가장 자주 등장하는 문장이 됐습니다.
 
"실패할 용기를 주셔야 합니다"라고 김효이 이너시아 대표가 지난 7일 국민보고회에서 이재명 대통령에게 건넨 말도 같은 맥락입니다. 정부가 '벤처 4대 강국 달성'을 외치며 투자를 강조하는 가운데, 정작 현장에서는 기술이 부족한 게 아니라 실패를 용인하지 않는 분위기가 더 큰 장애물이라고 지적합니다.
 
한국 사회는 여전히 실패를 개인의 능력 부족으로 바라보는 경향이 짙습니다. 한 번 무너지면 다시 일어서기 어렵고, 실패에 든 시간과 비용은 곧 낙인이 됩니다. 그러니 새로운 시도를 주저하고, 벤처 창업 역시 안전한 선택지 뒤로 밀려납니다.
 
베스트셀러 『미움받을 용기』가 던졌던 메시지도 다르지 않습니다. 성과가 더디다는 이유만으로, 혹은 눈에 보이는 결과가 없다는 이유로 사회가 개인을 매도해온 것은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배드뱅크가 출범할 당시 성실 상환자들이 오히려 손해를 본다는 비판 여론이 크게 일었던 것도, 우리 사회가 실패와 책임을 바라보는 이중적 시선을 잘 보여줍니다.
 
실패를 용인하는 문화는 특정 산업만의 과제가 아닙니다. 사회 전체가 실패를 성장의 일부로 받아들일 때 비로소 혁신의 토양이 마련됩니다. 실패가 허용될 때 시도도 살아납니다. 우리가 말하는 성장과 성공도 그 위에서만 비로소 가능한 것이 아닐까요.
 
 
이재명 대통령이 7일 대전 유성구 국립중앙과학관에서 열린 '다시 과학기술인을 꿈꾸는 대한민국' 국민보고회에서 토론을 주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지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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