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 크게 작게 작게 메일
페이스북 트윗터
13년 싸움 끝, 책임의 시간
입력 : 2025-11-21 오전 10:43:28
어느덧 연말입니다. 2025년은 그야말로 격동의 시기였습니다. 올해만 해도 대통령 탄핵과 선거 등으로 큼직한 이슈가 많았기 때문인데요. 그 시간의 13배나 쓴 사건이 지난 18일 마무리됐습니다. 바로 우리 정부와 사모펀드 론스타의 소송전 얘기입니다. 
 
해당 사건은 일명 '론스타 먹튀 사건'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론스타는 2003년 외환은행을 헐값인 1조원에 인수하고 이후 2012년 하나은행에 4조원에 되팝니다. 3조원이라는 수익을 남겼음에도 론스타는 외환은행 매각 과정에서 한국 정부가 부당하게 개입해 손해를 봤다면서 미국에 있는 국제투자분생해결센터(ICSID)에 6조원 규모의 국가 소송을 제기해, 현재까지 긴 소송이 이어졌습니다. 
 
윤석열정부 시기인 지난 2022년에는 이 지난한 싸움의 일부 결정이 나오기도 했는데요. 당시 결정은 론스타의 일부 승소로, 우리 정부는 2억달러 배상금을 물어줄 위기에 처하기도 했습니다. 다만, 이번에 이 결정에 대한 취소 신청이 받아들여져 우리 정부의 승리로 13년에 걸친 지난한 소송이 마무리된 겁니다.
 
정치권은 누구 덕인지를 따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왜 '덕'만 있는지 의문입니다. 당시 외환은행 매각으로 일자리에서 쫓겨나다시피 한 노동자들의 피해는 누가 보상해줬으며, 누가 책임을 졌을까요. 론스타는 3조원의 이익을 챙겼는데 '더 배부르고 싶다'고 소송을 제기한 것과 다름없습니다. 그렇다면 3조원은 누구의 주머니에서 나왔을까요. 
 
'기업사냥꾼'이라 불리는 사모펀드의 돈을 향한 욕망은 10년 이상이 지난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책임을 명확하게 하지 않는다면, 앞으로도 이같은 사건이 재발할 우려가 크지 않을까요. 지금은 정치권에서 누구의 '덕'이 아니라 누구의 '책임'인가를 추궁할 차례가 아닐까 싶습니다. 
 
2011년 외환은행 직원 300여명이 여의도 금융위 앞에서 집회를 열고 "금융당국은 범죄집단에 대한 프리미엄이 포함된 하나금융 특혜승인 시도를 즉각 중단하고, 론스타 지분의 분산매각을 명령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지평 기자
SNS 계정 : 메일


- 경제전문 멀티미디어 뉴스통신 뉴스토마토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