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뉴스토마토)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소비자 보호'를 최우선 가치로 제시하자 금융사들이 조직을 개편하거나 협력 기관과 MOU를 체결하는 등 보조를 맞추고 있습니다.
이 원장은 취임 직후부터 소비자 보호를 연일 강조해왔습니다. 전 부서 업무보고에서는 핵심 키워드로 '소비자 보호'를 제시했고, 지난 9~10월에는 은행·보험·증권·저축은행·여전사 등 전 금융권 CEO와 상호금융 중앙회장들을 차례로 만나 소비자 보호 강화에 힘써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정무위원들을 향해 소비자 보호를 다시 한번 강조했습니다.
금융사들도 이에 화답하는 모습입니다. 신한카드는 '사전 예방' 소비자 보호를 시행하고자 사내 소비자 보호 통합관리시스템 '소보로(路) 2.0'을 개편했습니다.
DB손해보험(005830)은 △개발·판매·보상 전 과정에서 소비자 관점 점검 △데이터 기반 리스크 모니터링 시스템 도입 △소비자 만족도 핵심 경영성과지표(KPI)에 포함 등 모든 의사결정 과정에 '소비자 중심 가치'를 반영하고 있습니다.
현대카드는 이달 3일부터 7일까지 '소비자 중심 한 주(소중한주)'를 개최해 금융소비자 패널 간담회를 열었습니다.
삼성생명(032830)은 주요 보험대리점(GA)과 소비자 보호 MOU를 체결했으며, 한국GA협는 지난달 'GA 금융소비자 보호총괄책임자(CCO) 워크숍'을 개최했습니다.
소비자 보호 취지는 매우 긍정적이지만, 금융사 실무진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현실적인 접점을 찾아야 합니다. 어떤 민원이 있는지, 어떤 민원을 처리해야 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처리할지를 금융사와 협력해 결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단순히 "민원 수치를 줄여라"와 같은 실속 없는 지침만 내리면, 오히려 선량한 소비자들만 피해를 볼 수 있습니다. 민원이라고 해서 모두 처리해주는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소비자를 보호할 수 있는 핵심적인 방안을 제시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유영진 기자 ryuyoungjin153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