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수정 기자] 홈플러스 회생에 험로가 예상됩니다. 시장의 예상을 뚫고 인수 희망자가 나타났지만, 유통 대어 홈플러스를 품기에는 턱없이 작은 규모라섭니다. 심지어 한 곳은 부동산 개발업을 하는 곳으로 알려지면서, 인수 진정성에 벌써부터 의심의 눈초리가 모입니다.
지난달 말 마감한 홈플러스 인수 희망자 명단에 이름을 올린 업체는 AI 상거래 플랫폼을 운영하는 '하렉스인포텍'과 부동산 임대·개발 업체인 '스노마드' 두 곳입니다. 이들의 면면을 따져보면 무모한 도전처럼 보입니다.
하렉스인포텍 지난해 매출은 3억원, 영업손실은 33억원에 달합니다. 그렇다고 자본이나 자산이 많은 업체도 아닙니다. 하렉스인포텍 자본금은 지난해 기준 10억원에 불과하고, 자본총계는 마이너스입니다. 홈플러스 계속기업가치가 약 2조5059억원, 청산가치는 3조6818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얼핏 들어도 불가능한 일입니다.
하렉스인포텍이 인수의향서에 제시한 대안은 미국 투자 자문사 아나리 캐피털을 통해 한화 약 2조8574억원(20억달러) 규모의 자금을 조달한다는 것이었는데요. 이는 사실상 홈플러스가 사실상 외국 자본에 또다시 시달리는 길이 될 게 자명합니다.
그렇다면 스노마드는 어떨까요. 지난해 매출이 116억원, 영업이익은 25억원입니다. 하지만 누적 순손실이 73억원이고, 자산총액(1597억원)의 86%가 부채입니다. 현금성 자산도 9000만원 수준에 불과합니다. 부동산 개발업자가 홈플러스라는 대형 유통사를 왜 인수하려고 하는지도 의문입니다. 스노마드가 사실 홈플러스가 가진 우수한 입지를 통해 이득을 취할 목적이란 의구심이 드는 대목입니다.
결국 두 업체 모두 자금력과 업력 면에서 한계가 뚜렷해 최종 입찰까지 완주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만약 추가로 인수 의향을 내비치는 곳이 없다면 홈플러스는 물론 MBK파트너스 측도 시간만 지날 뿐 전혀 실익이 없는 상황이 됩니다.
수십만 명의 생업이 걸린 홈플러스 사태. 그러나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현실 속에서, 회생의 해법은 여전히 안갯속입니다.
이수정 기자 lsj5986@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