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 크게 작게 작게
페이스북 트윗터
월급 도둑
입력 : 2025-09-03 오전 1:17:39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범부처 '임금체불 근절 대책' 발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김태은 기자] 스물한 살 때 학교 앞 초밥집에서 서빙 아르바이트를 한 적이 있습니다. 
 
마지막 근무를 마친 뒤 월급날을 기다렸지만,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나도 입금 알림은 오지 않았습니다. 
 
사장님은 "곧 보내주겠다"면서도 입금일은 끝내 약속하지 않았습니다. 사장님을 몇 차례 '들들 볶은' 끝에야 돈을 받을 수 있었는데, 폭언은 덤이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크지 않은 돈입니다. 하지만 일한 대가를 받지 못할 수 있다는 생각에 분노가 치밀었던 기억은 여전히 생생합니다. 적은 금액에도 마음이 그렇게 요동쳤는데, 생계가 걸린 돈이 떼인다면 그 절망은 얼마나 깊을까요. 
 
정부는 2일 '임금체불 근절 대책'을 발표했습니다. 정부는 임금체불을 '임금 절도'라고 규정하며 대대적인 뿌리 뽑기에 나섰습니다. 형량도 현행 3년 이하에서 일반 횡령죄 수준인 5년 이하로 올리기로 했습니다. 
 
노동부에 따르면 전체 체불 사업주 가운데 상습 체불 사업주는 13%에 불과하지만, 이들이 체불한 금액은 전체의 70%에 달합니다. 정부가 이번 대책으로 '재범'에 대한 경제적 제재를 크게 강화하는 이유입니다. 
 
관건은 실효성입니다. 전임 정부도 임기 초부터 '노사 법치주의' 원칙 아래 임금체불을 근절시키겠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체불 임금은 2023년부터 증가하더니 지난해 체불 총액이 처음으로 2조원을 넘어서면서 결국 '실패'했다는 평가를 피하지 못했습니다. 
 
정부는 임기 내 체불 총액을 절반 수준으로 감축하고, 청산율 95%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새 정부의 '월급 도둑 잡기'는 성공하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사장님, 일했으면 돈 주십시오. 
 
김태은 기자 xxt197@etomato.com
김태은 기자


- 경제전문 멀티미디어 뉴스통신 뉴스토마토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