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수정 기자] 저축은행 업권이 상반기 들어 확연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금감원이 이날 발표한 경영 실적에 따르면 저축은행 전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2570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올해 2개 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하며 실적 반등 기조를 이어간 것으로 풀이됩니다.
이번 순익 증가는 단순한 일시적 요인이 아닌 구조적 개선의 결과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업계는 부실채권 정리, 선제적 대손충당금 적립, 자산 매각을 통한 리스크 축소를 배경으로 꼽고 있습니다. 실제로 대손충당금 전입액이 줄어든 것이 순이익 규모를 키운 핵심 요인으로 분석됩니다. 경기 둔화 국면에서 리스크 관리 강도를 높여온 전략이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건전성 지표도 개선 흐름을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공동펀드 매각 등 적극적인 매각·상각 조치로 연체율은 전분기 9.00%에서 7.53%로 1.47%p 하락했습니다. PF 부실 우려가 여전히 크다는 시장 시각을 고려하면, 업권 전반이 체질 개선에 나섰음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업계에서는 연체율 하락에 대해 단순한 지표 개선을 넘어 저축은행의 대출 포트폴리오가 점차 안정화되고 있다는 신호로 바라봤습니다.
자본적정성 지표 역시 긍정적입니다.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은 전분기 15.28%에서 15.60%로 0.32%p 상승했습니다. 저축은행업계 역사상 최고 수준의 자본 적정성을 유지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통상 BIS 비율이 8% 이상이면 건전성을 확보한 것으로 보는데, 업권 평균이 15%대를 웃돈다는 점은 향후 충격 흡수력에 상당한 여력이 있음을 의미합니다.
다만 금리 고착화와 경기 둔화로 취약차주 연체가 다시 늘어날 가능성이 있고, 부동산 PF 회수율이 불확실해 안심하긴 이릅니다. 금융당국 역시 "저축은행들의 건전성 지표가 개선세를 보이고 있으나, 일부 대형사의 경우 대손 충당 부담이 여전하다"며 "리스크 관리 기조를 지속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업계는 하반기에도 적극적인 체질 개선을 이어간다는 방침입니다. PF 공동 대응 펀드의 추가 매각, 리스크가 높은 자산의 조기 손절, 안정적 예대율 관리 등을 통해 재무 건전성을 한층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을 구사하려는 움직임을 보입니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이익 개선세가 이어지더라도 방심하지 않고 보수적 리스크 관리 기조를 이어가겠다"고 밝혔습니다.
저축은행이 2분기 연속 흑자와 함께 연체율, BIS비율을 모두 개선한 것은 업권 전반의 체질 변화가 가속화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하반기에도 이 같은 흐름을 이어갈 수 있을지가 업권의 향후 신뢰 회복과 시장 안정의 관건이 될 전망입니다.
저축은행 간판. (사진=연합뉴스)
신수정 기자 newcrystal@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