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기간 고전을 면치 못헀던 토종 이커머스 업체들이 최근 조금씩 재도약 채비를 갖추고 있어 눈길을 끕니다.
사실 토종 이커머스 업계는 수년간 쿠팡의 지배력 강화와 중국 이커머스(C커머스)의 염가 공습 여파로 점점 힘을 잃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같은 공룡 기업들의 시장 장악은 건전한 이커머스 시장의 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됐습니다. 여기에 C커머스의 경우 가품 및 안전성 이슈까지 불거지면서, 다양한 플랫폼의 상생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는 요구 역시 커지는 실정이었는데요.
먼저 1세대 이커머스 기업 티몬은 최근 기업회생절차를 종결했습니다. 이는 지난해 7월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한 지 1년여 만의 일입니다. 재판부는 티몬이 인가된 회생계획에 따라 회생담보권 전부와 회생채권 중 96.5%의 변제를 완료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간 티몬은 회생계획 인가 전 인수합병(M&A)을 추진하며 인수자를 물색해왔는데요. 올해 3월 티몬은 회생계획 인가 전 M&A를 위한 조건부 인수 예정자로 오아시스를 선정해달라 했고, 법원은 오아시스를 최종 인수 예정자로 결정했습니다.
사상 최대 위기에 몰렸던 티몬이 회생절차를 종결함에 따라, 앞으로 기업 정상화에도 한층 속도가 붙을 전망입니다.
한편 SK스퀘어 자회사인 11번가도 수익성 개선에 주력하며 경쟁력을 높이는 추세입니다. 11번가는 오픈 마켓과 리테일 운영 효율화를 통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한다는 방침을 세운 바 있는데요.
실제로 11번가의 올해 2분기 영업손실은 102억원으로 전년 동기(영업손실 183억원) 대비 44.2% 개선됐습니다. 특히 주력 사업인 오픈마켓 부문에서는 작년 3월부터 지난 7월까지 17개월 연속 영업이익 흑자 달성에 성공했습니다. 올해 고객 방문이 많고 수익성이 높은 마트 카테고리 경쟁력 강화에 집중한 것이 주효했습니다.
비록 토종 이커머스의 경우 선두권 대비 규모에서 밀리긴 하지만, 근래 조금씩 회복 조짐을 보이는 것은 이커머스 업계에 있어 분명 긍정적 신호라 할 수 있습니다. 이들 기업이 확실한 고유 킬러 콘텐츠를 가다듬어 소비자들을 끌어모으고, 이커머스 시장 전반의 건전한 경쟁까지 유도하는 선순환을 조심스레 기대해봅니다.
서울 강남구 티몬 건물에 걸린 티몬 간판 모습.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