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계가 금리 변동성과 투자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기존의 보수적인 운용 전략에서 벗어나 '융합 투자운용'으로 방향을 트는 분위기입니다. 보험사의 수익 보전의 양대 축 중 하나로 꼽히는 투자수익에서 최근 들어 기존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 간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모습이 포착되고 있습니다.
그간 생명보험사는 장기채 중심의 안정 운용, 손해보험사는 단기자산 중심의 유동성 확보 전략을 구사하며 명확히 다른 투자 접근법을 취해왔습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생·손보사 모두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서로의 장점을 혼합한 복합 운용 전략을 추진 중입니다. 시장금리 변동성이 심화되고 투자업계 전반의 수익성이 떨어지면서 각 사는 기존 운용 전략에 대한 재점검에 나선 상황으로 풀이됩니다.
올해 상반기 신한라이프, 미래에셋생명, 교보생명 등 주요 생보사들이 손보사 방식의 단기자산 비중을 늘리면서 뚜렷한 수익 개선 효과를 거둔 것이 대표적 사례로 꼽힙니다.
실제 신한라이프는 단기채권과 유동성 자산 비중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상반기 투자수익이 전년 대비 크게 상승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래에셋생명 역시 해외 대체투자 및 단기 유동성 자산 투자 비중을 늘려 손보사에 버금가는 수익성을 확보했습니다. 교보생명도 전통적인 장기운용에서 벗어나 자산 구성의 다변화를 추진해 투자이익 규모를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일시적 대응에 그치지 않고, ‘융합형 운용 전략’으로 자리잡는 양상을 보입니다.
일부 생보사는 고정 이자수익 중심의 장기자산을 유지하는 한편, 자산 일부를 단기 투자로 회전시키는 하이브리드 포트폴리오를 운용하고 있는데요. 반대로 일부 손보사는 오랜 경기침체와 자산 가격 변동에 대비해 장기채권과 공모펀드 등 장기성 자산 편입을 확대하며 보수적 운용 기조를 채택하고 있습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수익성 제고만을 노리는 단기 대응이 아니라, 장단기를 복합적으로 조합한 지속 가능한 투자 운용 전략을 고민하는 시점"이라며 "향후 금리 및 자본 규제 환경에 따라 생·손보사의 전략 차별화가 심화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전문가들은 금융시장 변동성이 계속되는 가운데 특정 자산으로 집중된 운용보다는 융합형 포트폴리오 구성이 새로운 위험관리 수단이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또 수익성 제고와 안정성 확보라는 두 과제를 동시 달성하기 위해 향후 보험사들의 운용전략이 더욱 다변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결국 보험업계의 투자운용 전략이 기존 카테고리에서 벗어나 유연하고 복합적인 방식으로 진화하면서 '융합 투자운용 시대'가 본격 개막해 업계의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 잡는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신수정 기자 newcrystal@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