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 크게 작게 작게 메일
페이스북 트윗터
좌파와 우파
입력 : 2025-06-27 오후 8:54:47
광화문 사거리 건널목에서 시민이 작열하는 태양 아래 양산을 쓰고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우리나라 정치 진영의 좌·우 대립은 심각하다고 평가 받습니다. 통상 좌파와 우파라고 불립니다. 양 진영의 대립은 최근 몇년간 더 심화했습니다. 어딜 가도, 어딜 봐도 좌우로 나뉜 형태죠. 진영의 끝자락에 서 있는 이들은 반대편에 있는 사람들과 절대 통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너무 멀리 있어서 들리지 않는 걸까요. 
 
이 모습을 길거리에서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최근 출입처가 국회에서 광화문역 인근으로 바뀌면서 목격했습니다.   
 
광화문 광장을 지나다 한 할아버지와 아주머니께서 다투는 모습을 본 건데요. 허리가 굽은 백발의 할아버지께선 베이지색 정장과 중절모를 쓰고 계셨습니다. 아주머니께선 태극기를 들고, 목에는 붉은 계열의 머플러와 새까만 선글라스를 착용하고 있었습니다. 
 
아주머니께선 이재명 대통령을 향해 비난을 쏟아내고 있었습니다. 순화해서 비난이지, 사실상 비속어였습니다.  
 
주변에 앉아있던 분들께선 불편함을 느끼고 자리를 피하셨습니다. 한참 이어지는 욕설에 옆에 계시던 할아버지께서 아주머니에게 다가가 "왜 그런 욕설을 하느냐"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아주머니께선 다짜고짜 할아버지께 좌파냐고 따지셨습니다. 욕을 하는 이유를 물었는데 좌파냐고 묻다니요.  
 
일단 할아버지께선 "욕만하니 불편해서 말씀드렸다"고 정중하게 말씀하셨습니다. 하지만 아주머니께선 자신의 말에 토를 단 순간부터 "당신은 좌파"라고 공격하셨습니다. 이 아주머니께선 또 "나는 자유와 개혁을 위해 싸우는 사람이고, 전광훈 목사가 윤석열 대통령의 부활을 해낼 거다"라는 포부도 밝히셨습니다. 
 
할아버지께선 "파면됐는데 무슨 소용"이라고 되받아치셨습니다. 그러자 아주머니는 "그러니까 당신은 좌파다. 윤 대통령은 다시 돌아온다"고 답했습니다. 헛된 기원을 설파하며 할아버지를 기승전 '좌파'로 몰아간 겁니다. 
 
저는 아주머니의 말씀이 참담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무얼 보시고 저런 말을 하는 걸까하는 안타까움도 들었습니다. 분명 상식적인 우파는 절대 저렇게 말하지 않을 겁니다. 
 
현 정치권이 '반대를 위한 반대'만 하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생긴 게 아닐까요. 부디 윗분들께서도 인정할 건 인정하고, 논리가 통하는 정치를 하는 세상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야 길거리 정치도 건강해진다 생각합니다.  
 
차철우 기자 chamato@etomato.com
차철우 기자
SNS 계정 : 메일 트윗터


- 경제전문 멀티미디어 뉴스통신 뉴스토마토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