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불안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부리나케 대출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6월달 5대 은행 하루 평균 가계대출 증가 속도가 10개월 만에 최대폭을 기록했습니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늘었다고 하는데요. 다음 달부터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3단계가 시행될 예정이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구체적 수치를 보면,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달 말 대비 3조9937억원 증가했습니다. 이 추세라면 6월 말까지 6조3000억원이 늘어날 전망입니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은 이달에만 2조9855억원 늘어, 추세가 이어지면 4조7000억원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는 올해 최고 수준인 5월 증가폭을 넘어서는 규모입니다.
DSR 3단계는 대출 한도 계산 시 기존 금리에 스트레스 금리 1.5%포인트를 추가하는 제도입니다. 현재 주담대 금리가 4%라면 DSR 계산 시에는 5.5%를 기준으로 상환능력을 평가해 대출한도가 10-15% 줄어들게 됩니다.
바로 이 때문에 규제 시행 전 '막차 타기'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겁니다. 문제는 이런 '막차 효과'가 정책의 역설을 보여준다는 점입니다. 가계대출을 줄이려던 규제가 오히려 단기간에 대출을 급증시키고 있으니까요.
물론 과도한 부채를 막으려는 취지는 이해할 만합니다. 하지만 대출 몰리기 현상은 여전히 강한 주택 구매 수요가 존재한다는 방증입니다. 근본 원인은 구조적 주거불안에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수도권에 집중된 일자리, 전세사기 등 임대차 불안정성 등이 '내 집 마련' 갈망을 키우고 있지 않았나요.
이제는 종합적인 주거 정책 로드맵이 제시돼야 할 때입니다. 대출 막차 현상만 봐도, 단순한 대출 규제만이 해법이 아니지 않겠습니까.
22일 경기도 성남시 청계산 매바위에서 바라본 서울 서초구·강남구(아래)와 한강 이북 아파트 단지.(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