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를 넘나드는 강달러 추세가 몇 달째 지속되는 가운데, 보험설계사들 사이에서 '환테크(환율+재테크)'를 목적으로 외화보험(달러보험) 판매가 집중되고 있습니다. 환율이 오르면 나중에 보험금 수령 시 환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이 환테크 수단으로 주목받는 배경으로 지목됩니다.
실제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은 올해 1~5월 사이 5135억원 규모의 달러보험을 판매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전년 동기 판매액인 2693억원과 비교해서도 두 배 가까이 높은 수치입니다. 이는 보험설계사들의 가입 유도가 급증한 결과로 비춰집니다.
달러보험은 달러 예금보다 이율이 높고 만기 시점에 달러 강세일 때 환차익을 기대할 수 있는 보험상품입니다. 일반 보험처럼 종신보험, 연금보험, 저축보험 등 다양한 방식으로 판매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국내외 정치·경제적 리스크가 환율 변동에 크게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불확실성을 예측하기 힘들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최근 미국의 관세정책과 중국과 무역 갈등 상황, 이란 핵시설 공습 등 요인으로 하반기 원·달러 환율의 하락세가 예견되면서 달러보험의 위험성도 높아졌습니다.
만일 달러 약세로 보험 만기를 맞을 경우 일부 손실을 감내해야 하고, 환율 상승기에 보험료 인상도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높아진 보험료를 감당하지 못하고 중도 해지할 경우 원금이 손실될 수 있습니다.
달러보험 역시 투자 목적의 금융상품이 아닌, 근본적으로는 일반 보험상품과 동일하다는 점을 상기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보험료 납부와 지급이 외화로 이뤄지는 과정에서의 이익만 기대하는 것은 해당 금융상품에 대한 잘못된 접근법일 수 있습니다.
금융당국에서도 보험계약자 등 금융소비자들에게 이 같은 주의사항을 안내하고 있습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2월 "달러를 비롯한 외화보험은 환테크 목적의 금융상품이 아니다"라고 못박았으며, 환율 변동에 따라 환차손 위험도 있을 수 있음을 경고했습니다.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 원화와 달러화가 놓여있다. (사진=뉴시스)
신수정 기자 newcrystal@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