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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의 계절
입력 : 2025-06-18 오후 5:11:29
다시 장마의 계절입니다. 한 해 농사의 물줄기를 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장마는 우리 삶 곳곳에 깊은 영향을 미칩니다. 가뭄을 해소하고 산불 위험을 줄이는 긍정적 역할도 하지만, 동시에 폭우와 홍수, 산사태를 불러오는 재난의 시작점이 되기도 합니다.
 
정부는 오랫동안 장마철 피해를 줄이기 위해 다목적 댐을 건설하고 하천을 정비하는 등 치수 사업을 펼쳐왔습니다. 그러나 기후변화로 인한 기상이변이 일상이 된 지금, 과거 기준으로 설계된 인프라와 대응 시스템만으로는 극단적인 집중호우를 감당하기 어려운 현실입니다. 치수 정책 전반을 재검토하고, 예보-대응-복구로 이어지는 재난 대응 체계의 실효성을 다시 점검해야 합니다.
 
장마는 경제에도 상당한 타격을 입히는데요. 장기간 이어지는 강우는 채소와 과일의 생산량을 감소시키고, 이는 곧 물가 상승으로 이어집니다. 특히 수박과 참외처럼 당도가 중요한 과일은 토양 과습으로 인해 품질이 떨어지기 쉬운데요. 고온다습한 날씨는 병충해와 곰팡이 발생을 촉진하며, 식중독이나 가축 전염병의 위험성도 함께 커집니다. 
 
무엇보다 장마는 사회적 약자에게 더욱 가혹합니다. 반지하나 쪽방촌, 고지대 경사면 주거지 등 취약한 환경에 놓인 이들에게 장마는 그 자체가 위기인데요. 배수시설이 낙후된 곳에서는 정전, 단수, 고립이 한꺼번에 닥칠 수 있고, 그 순간 일상은 순식간에 재난으로 바뀝니다. 
 
정부와 지자체는 기상 예보에 따라 즉각적으로 대응하고 침수 위험 지역과 취약계층 거주지에 대한 사전 점검을 강화해야 합니다. 기후위기 시대의 장마는 더 이상 예측 가능한 자연현상이 아닙니다. 점점 더 거세지는 이 계절이 무사히 넘어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비가 내린 지난 16일 서울 강북구 우이천에서 한 시민이 돌다리를 건너고 있다. (사진=뉴시스)
 
오승주B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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