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재희 기자] 은행들에게 대출 수요를 줄이거나 이자이익을 내기위해 가장 중요한 건 바로 '금리' 입니다. 은행들은 필요에 따라 쉽게 금리를 내리거나 올리는데요. 최근엔 금융당국 가계대출 총량 관리와 대선 정국,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3단계 시행 등을 이유로 갖가지 이유를 대며 대출금리를 조정하고 있습니다.
결국 이 같은 은행들의 대출금리 늘렸다 조였다 오락가락 행보에 금융 소비자들의 혼란만 늘어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앞서 주택담보대출은 2023년 2월(-6000억원) 이후 줄곧 증가세를 이어왔습니다. 변동금리에 가산금리를 붙여 대출 한도를 줄이는 스트레스DSR 제도가 2단계까지 시행됐지만 주담대 규모가 줄진 않았습니다.
지난해 10월부터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인하하면서 시장에선 기준금리 인하가 추가 대출금리 인하를 유도할 거란 기대가 나왔지만 은행들은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방침을 핑계대며 우대금리를 축소하는 방향으로 움직였습니다.
대출금리 산정은 지표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하고, 우대금리를 빼는 식으로 이뤄지는 만큼 우대금리가 축소되면 대출금리는 상대적으로 높게 유지될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4월 기준 5대 은행 주담대 우대금리는 평균 1.65%로, 지난해 9월(2.30%) 대비 0.65%p 줄었습니다.
은행들은 금융당국 방침에 따라 오는 7월 스트레스 DSR 3단계 시행을 앞두고 대출 수요가 몰린 만큼 가계대출 관리를 위해 금리를 조정할 수밖에 없다는 핑계도 대고 있습니다. 스트레스 DSR 3단계는 차주의 대출한도 산정 시 스트레스 금리 1.5%p를 더하는 방식으로, 해당 규제가 시행되면 대출 가능 금액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은행들은 기준금리 인하분을 이미 대출금리에 선반영했다고도 주장합니다. 하지만 대출금리엔 반영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서 예금금리에만 빠르게 반영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급기야 시중은행 예금 상품 중 1%대에 진입하는 경우도 나타났습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대표적인 1년 만기 예금금리를 보더라도 기본금리는 2.15~2.58%에 불과합니다. 전달 2.59~2.76%과 비교하면 상하단이 각각 0.44%p, 0.18%p씩 떨어졌습니다.
대부분 은행들이 대출금리를 높이고 이에 따른 이자이익으로 수익을 내는 구조인 만큼 금융당국 방침을 방패로 써 수익만 늘리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입니다. 결국 이 사이에서 피해를 보는 건 은행에 돈을 빌리고 이자를 갚는 금융 차주들일 겁니다. 이제 은행들도 이자이익을 내기 위한 핑계는 내려두고 기준금리 인하 사이클에 맞춰나가는 행보를 보여야 할 때 입니다.
사진은 서울 시내 한 은행 앞 주택담보대출 홍보물 앞을 시민이 지나가는 모습.(사진=뉴시스)
이재희 기자 nowh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