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재희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2.50%로 전격 인하한 가운데, 연내 기준금리를 몇 차례 더 내릴지에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한은이 올해 성장률을 0%대로 전망하며 경기 둔화를 공식화한 만큼, 연내 추가 인하 가능성은 높아졌습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달 29일 기준금리를 2.75%에서 2.50%로 0.25%p 인하했습니다. 기준금리 인하는 지난해 11월 이후 6개월 만입니다. 이날 한은은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5%에서 0.8%로 대폭 낮췄습니다. 한은이 연간 성장률을 0%대로 제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한은의 이 같은 전망은 경기 상황에 대한 우려가 그만큼 깊다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실제로 0%대 성장은 한국 경제사에서 보기 드문 수준입니다. 1980년 오일쇼크로 -1.5%, 1998년 IMF 외환위기로 -4.9%, 2009년 금융위기 직후 0.8%, 2020년 코로나19 여파로 -0.7%를 기록한 바 있습니다. 올해 성장률이 0%대를 기록할 경우 이들과 비견될 수 있는 경기 충격으로 평가받을 수 있습니다.
시장에서는 연내 두 차례 추가 인하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우선 7월에는 금리 동결을 유지한 뒤 8월에 한 차례 더 금리를 낮출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입니다. 금융당국은 이번 인하 이후 금리 인하 효과를 점검하면서 가계부채 증가 및 자산시장 반응을 살필 것으로 보입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통화정책방향 회의 이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향후 3개월 내 기준금리 전망에 대해 "금융통화위원회 위원 6명(총재 제외) 중 4명이 2.50%보다 낮은 수준으로 인하할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의견이었다"며 "2명은 3개월 후에도 2.50% 수준에서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는 견해였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4명은 경기가 생각보다 나빠진 만큼 금융안정 리스크를 점검하면서 추가 금리 인하로 경기를 진작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이었다"며 "나머지 2명은 금리 인하 효과, 관세정책 변화, 부동산 가격 변화, 새 정부 경제정책 등을 점검해 경제 여건 방향성이 정해진 이후 결정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올해 한국은행의 통화정책방향 회의는 7월과 8월, 10월, 11월 등 총 4차례 남아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 중에서 시장은 오는 8월 회의에서 추가 인하가 단행될 가능성을 가장 유력하게 보고 있습니다.
특히 대선이 끝나 정책 변화를 관망하는 분위기 속에서 7월엔 동결할 가능성이 높고, 새 정부의 확장 재정정책과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결정, 부동산 가격 흐름 등 주요 변수를 고려해 8월 금리 인하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많습니다.
이 총재 역시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한 여지를 열어두며 신중한 대응을 예고했습니다. 시장에서는 연말 기준금리가 2.25% 또는 2.00%까지 내려갈 수 있다는 관측이 공존하고 있으며, 그 방향은 하반기 경제 지표 흐름과 정책 변수가 좌우할 것으로 보입니다.
결국 올해 기준금리는 현재 2.50%에서 2.00~2.25% 사이에서 연말을 맞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불확실성이 크지만, 한은이 금리 인하 사이클 전인 지난해 9월 3.50%였던 기준금리를 반년 만에 1.00%p 낮춘 만큼, 남은 하반기 추가 인하 여부에 관심이 모아집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9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이후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재희 기자 nowh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