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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보험사 사라지나
디지털 보험사 매년 적자 행진
입력 : 2025-06-04 오후 1:47:44
 
(사진=연합뉴스)
 
디지털 보험사들이 매년 적자를 기록하고 건전성까지 악화하면서 업계 안팎에서 디지털 보험사 미래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보험사들이 디지털 혁신을 앞세워 야심 차게 자회사를 설립했지만 기대했던 성과는 좀처럼 나타나지 않는 상황입니다.
 
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캐롯손해보험 지급여력비율(K-ICS)은 지난 1분기 기준 68.6%로 전분기(156.2%)대비 87.6%p 큰 폭으로 떨어졌습니다. 같은 기간 교보라이프플래닛 킥스 비율은 213.1%에서 130.1%로 떨어졌습니다. 하나손해보험 킥스 비율은 154.9%에서 150.1%로, 카카오페이손해보험 킥스 비율은 409.6%에서 283.2%로 각각 낮아졌습니다.
 
캐롯손보는 킥스 법정의무비율 100%를 크게 하회하고 있고, 교보라플은 금융당국 권고치 150%보다 낮은 수준입니다. 하나손보는 권고치를 겨우 넘었으며, 카카오페이손보 킥스 비율은 높은 수준이지만 상품 구조상 단기 상품이 많아 추가 인하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디지털 보험사들은 여전히 적자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디지털 보험사가 출범한 지 6년이 지났지만 지금까지 순이익을 기록한 곳은 단 한 곳도 없었습니다. 매년 흑자 전환을 예고했지만 하반기에 다시 적자로 돌아서는 상황이 반복되며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디지털 보험사들이 매년 적자 행진을 이어가는 이유는 단기 보험 상품 중심의 포트폴리오 때문입니다. 애초에 디지털 보험사들이 주력으로 다뤄온 상품은 단기 상품이 대부분인데, 이러한 상품들은 수익성도 좋지 않을뿐더러 금리 인하기에 킥스 비율에 취약한 구조입니다. 당초에는 단기 상품으로 고객을 확보한 뒤 장기 상품으로 확장할 계획이었지만, 실제로는 장기 상품 판매로 이어지지 않으면서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디지털 보험사들이 결국 모회사로 다시 흡수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국내 최초 디지털 보험사인 캐롯손해보험은 지속적인 적자와 건전성 악화로 인해 한화손해보험(000370)과 합병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합병 계획이 없었다면 금융당국으로부터 적기시정조치를 피하기 어려웠을 것이란 평가도 나오고 있습니다. 교보라플마저 교보생명과 합병설이 돌면서 디지털 보험사의 미래에 대한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시장경쟁 사회에서 기업이 출범하고 사라지는 것은 흔히 일어나는 일이지만, 보험업은 소비자의 자산과 직접 연결되는 만큼 보다 선제적이고 신중한 대응이 필요합니다. 포트폴리오 재조정이든 수익 구조 개선이든 지속 가능한 경영을 위한 노력이 반드시 뒤따라야 합니다.
 
유영진 기자 ryuyoungjin1532@etomato.com
유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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