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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에 보험 깨는 서민들
입력 : 2025-05-14 오전 10:16:46
경기 불황으로 보험 계약 해지가 60조원에 달하고 있습니다. 급전 마련을 위해 보험을 깨는 서민들이 늘어나고 있는 건데요. 경기 둔화와 소득 감소로 장기 생명보험을 해지하거나 보험료를 내지 못해 계약이 상실되는 사례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생명보험사들이 지급한 해약 환급금과 보험료 미납으로 효력을 잃은 계약에 대한 환급금을 합한 규모는 총 59조555억원에 달했습니다. 지난 2022년 45조원과 비교하면 31%가량 급증한 수치입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경기 둔화에 따른 생활고 해약이 두드러진다는 게 업계 분석입니다. 장기 생명보험 상품의 선호도가 예전만 못하다는 상황도 작용했습니다.
 
무엇보다 고금리 은행 대출이자를 내느라 추가로 빚을 더 질 수 없는 소비자가 당장 쓸 수 있는 보험을 해지한 게 가장 큰 요인인데요.
 
보험업계에선 강제로 보험을 해지당한 효력상실 환급금이 증가한 것을 보면 생활고 영향에 보험을 깬 사람들이 많았다고 풀이합니다.
 
고금리와 고물가로 인한 서민 경제 어려움이 심화하면서 '불황형 대출'인 보험약관대출도 늘고 있습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2023년 기준 생명보험사·손해보험사의 보험계약대출 잔액은 71조원으로 집계됐습니다.이는 지난 2022년 (68조원)보다 3조원, 2021년 말(65조8000억원)보다 5조2000억원 늘어난 수치입니다.
 
보험약관대출은 보험 가입자가 보험 해지 환급금의 범위에서 대출받는 상품입니다. 경기 침체에 자금줄이 막힌 가입자들이 손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불황형 대출로 꼽힙니다.
 
고물가, 고금리 상황 속에서 늘어난 가계 부담이 보험 해지로 이어지는 추세지만, 기존 보험을 유지하는 것이 경제적 안정에 도움이 됩니다.
 
보험료 납입 부담이 클 때 보험계약 유지 제도가 있는데 이를 활용하면 도움이 됩니다. 보험료 감액제도는 보장 금액을 줄이는 대신 납입 보험료를 낮출 수 있습니다. 보험료 감액완납제도는 보험료 납입을 중단하고 해당 시점의 해약환급금으로 새로운 보험가입금액을 결정해 완납하는 방식입니다.
 
갑작스러운 목돈이 필요하다면 보험계약을 해지하는 대신 해약환급금 범위 내에서 대출받는 '보험계약대출제도'를 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보험료 미납으로 계약이 해지된 후에도 계약자가 해약환급금을 수령하지 않았다면 해지일로부터 일정 기간 내 보험계약의 부활을 요청할 수 있으니 이를 잘 활용하는 것도 요긴합니다.
 
보험약관대출과 보험 해약의 증가는 급전이 필요한 서민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금융당국이 보다 촘촘한 서민정책금융상품 공급 확대를 추진해야 할 시점입니다.
 
보험금청구서.(사진=연합뉴스)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
임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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