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후 치킨집이나 차릴까'라는 우스갯소리를 종종하곤 합니다. 은퇴 후 충분한 소득이 없다면 경제적 어려움은 불보듯 뻔하고, 노인이 된 후 삶의 질을 저하시킬 수 있다는 불안감이 담긴 농담 섞인 진담일 것입니다.
하지만 요즘엔 이러한 생각조차 어려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실제 실생활과 밀접한 100대 생활업종 사업자가 창업하고 3년간 생존하는 비율이 50%대 초반으로 나타났습니다.
창업 관심도가 높은 20개 사업 가운데 미용실, 펜션, 학원 등은 생존율이 높았지만 통신판매업, 분식점, 치킨·피자집 등은 낮았습니다.
최근 5년(2019∼2023년)간 100대 생활업종 통계를 분석해 창업 후 사업을 지속하는 비율을 조사한 결과, 100대 생활업종의 1년 생존율은 2023년 기준 77.9%로 집계됐습니다. 2019년에서 2022년까지 상승세를 보이다가 2023년에 다소 하락했습니다.
3년 생존율은 2023년 기준 53.8%로 나타났습니다. 2020년에 창업한 사업자 중 2023년까지 계속 사업한 자의 비율을 의미합니다. 5년 생존율은 39.6%였습니다. 결국 창업하고 3년 뒤 살아남은 사업자는 절반가량이며 5년 후에는 10명 중 4명만이 사업을 지속한다는 얘깁니다.
100대 생활업종 가운데 신규 사업자 수가 많은 창업 관심업종 20개를 분석해보면 2023년 기준 1년 생존율이 높은 업종은 미용실(91.1%), 펜션·게스트하우스(90.8%), 편의점(90.3%)으로 나타났습니다.
통신판매업(69.8%), 화장품 가게(74.2%), 식료품 가게(77.3%)는 생존율이 낮았습니다. 각각 30.2%, 25.8%, 22.7%가 창업 후 1년 내 폐업한 겁니다.
3년 생존율 역시 미용실(73.4%), 펜션·게스트하우스(73.1%)에서 높았으며 교습학원(70.1%)도 70%를 웃돌았습니다. 100대 생활업종 3년 생존율 평균(53.8%)보다 크게 높은 수준입니다.
3년 생존율이 낮은 업종은 통신판매업(45.7%), 분식점(46.6%), 치킨·피자집 등 패스트푸드점(46.8%) 순으로 집계됐습니다.
3년 생존율을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40세 미만 사업자는 미용실(73.9%)에서 높았습니다. 그 뒤로 40∼60세와 60세 이상은 펜션·게스트하우스에서 각각 73.8%, 76.3%로 가장 높았습니다.
생존율이 낮은 업종으로는 40세 미만에서는 분식점(41.9%)이, 40∼60세와 60세 이상은 호프주점이 가장 낮은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다행히 최근 들어 금융권의 소상공인 금융지원 방안이 활발히 운용되고 있습니다. 정책자금은 단순한 금융 지원을 넘어 소상공인의 성장 기반이 돼야 할 것입니다.
예비 창업자들에게 창업 인프라와 입주 지원, 혁신금융 컨설팅 등을 통해 소상공인들의 성장을 체계적으로 뒷받침하는 금융권으로 거듭나길 기대해봅니다.
텅빈 외식업 거리.(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