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 이상 고령층에서 다중채무자가 급증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다중채무자는 금융기관 3곳 이상에서 대출을 이용 중인 차주를 뜻합니다. 해당 대출 잔액이 늘어난 것은 전 연령대에서 60대 이상이 유일했습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성훈 의원이 한국은행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60대 이상의 다중채무자 대출 잔액은 지난해 3분기 말 80조2000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같은 기간 30대 이하 다중채무자 대출 잔액은 140조5000억원에서 134조4000억원으로 오히려 4.3% 줄었습니다. 40대는 189조8000억원에서 186조5000억원으로 1.7%, 50대는 163조원에서 156조2000억원으로 4.2% 각각 감소했습니다.
차주 수 자체도 60대 이상만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60대 이상 다중채무자 차주 수는 지난 2023년 말 60만2000명에서 지난해 3분기 말 63만4000명으로 5% 이상 증가했습니다.
같은 기간 30대 이하는 138만3000명에서 137만6000명으로 0.5%, 40대는 134만4000명에서 131만9000명으로 1.9% 각각 감소했습니다. 50대는 119만6000명에서 120만3000명으로 늘었지만, 증가율은 0.6%에 그쳤습니다.
1인당 부채를 보면 30대 이하와 40대에서 증가세가 가팔랐던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30대 이하 연령대의 1인당 평균 은행 대출 잔액은 지난해 3분기 말 7314만원으로, 2023년 말 6999만원보다 4.5% 증가했습니다.
40대의 1인당 평균 잔액도 1억567만원에서 1억1003만원으로 4.1% 늘었습니다. 50대는 9033만원에서 9210만원으로 2.0%, 60대 이상은 7618만원에서 7753만원으로 1.8% 각각 늘어나는 데 그쳐 상대적으로 증가율이 낮았습니다.
이는 내수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고령층과 3040세대를 중심으로 가계부채 부담이 더욱 커진 것으로 풀이됩니다. 고령층을 비롯한 사회적 약자들의 대출 목적을 살펴보고, 지원 정책을 세밀하게 수립해야 할 때입니다.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 원각사 노인무료급식소 앞이 식사를 기다리는 어르신들로 붐비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