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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보험, 어쩌다 상생금융 일환이 됐나
입력 : 2025-04-22 오전 11:57:52
(사진=뉴시스)
 
자동차 보험은 매년 적자를 면치 못하다가 2021년부터 흑자로 돌아섰습니다. 3년 연속 흑자를 기록하자 금융당국은 상생금융 차원에서 자동차 보험을 활용했는데요. 이러한 흑자 달성에는 보험사의 노력 외에도 잘 알려지지 않은 '우연한' 배경이 숨어 있습니다.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사람들의 이동이 줄면서 자동차 운행량 감소와 함께 사고 건수도 줄어 자동차 보험 손해율이 크게 개선되어 흑자로 전환되었습니다. 이 내용은 이미 언론에 많이 보도됐고 다른 숨겨진 이야기가 있습니다.
 
첫 번째 배경은 2021년 4월 박원순 시장과 문재인정부가 전국 도시 도로에 50km 속도 제한을 도입한 것입니다. 이전에는 도시 내 속도 제한이 없어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했지만, 제한 속도 시행과 함께 처벌이 강화되면서 사고 발생률이 현저히 감소했습니다.
 
두 번째 요인은 사고 발생 시 대차 규정 변경입니다. 과거에는 사고 시 '동종' 차량으로 대차를 제공해야 했습니다. 예를 들어 20년 된 벤츠 차량 사고 시에도 동일 차종으로 대차해야 했기에 신형 벤츠를 제공해야 하는 경우가 발생했습니다. 하지만 규정 변경으로 '동급' 차량 대차가 가능해지면서 대차 비용이 크게 절감되었습니다. 이제는 벤츠 차량 사고 시에도 비슷한 등급의 국산차로 대차가 이뤄집니다.
 
세 번째 요인은 기술 발전입니다. 자동차 센서, 후방 카메라, ABS 시스템, 사이드미러 차량 감지기 등 자동차 안전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자연스럽게 사고 발생률이 감소했습니다. 또한 보험사들은 이러한 안전 장치 장착 시 보험료 할인 혜택을 제공하며 장치 사용을 적극적으로 유도해왔습니다.
 
이러한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자동차 보험은 보험사들에게 흑자를 안겨줬습니다. 하지만 자동차 보험은 의무 가입 상품이기에 상생금융의 수단으로 활용되기 쉬웠습니다. 흑자 달성 이후 4년간 보험료 인하 압박을 받던 보험사들은 결국 2024년 다시 적자로 전환되면서 억울함을 토로하고 있습니다.
 
의무 가입 보험인 자동차 보험료 인상을 억제하려는 금융당국의 의도는 긍정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적자가 발생할 정도로 과도한 압박은 자율 경쟁 시장의 원리에 어긋난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습니다. 결국 보험사에게 자동차 보험은 계륵과 같은 존재가 돼버린 셈입니다.
 
유영진 기자 ryuyoungjin1532@etomato.com
유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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