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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문턱, 고신용자만 넘는다
입력 : 2025-04-14 오후 2:43:15
[뉴스토마토 이재희 기자] 시중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 등 금리를 인하하고 있지만 실질적인 혜택은 고신용자에게만 집중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중·저신용자의 대출 접근성이 점점 낮아지면서 대출 시장 내 양극화를 키운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의 주담대 5년 주기형 상품 최저 금리는 3.34%~3.78% 수준으로, 하단이 3%대 초반까지 낮아진 상황입니다.
 
신한은행은 지난달 14일부터 주담대 5·10년 주기형 가산금리를 0.1%p 인하했고, 하나은행은 지난달 10일 대면 혼합형 상품의 가산금리를 0.15%p 낮췄습니다. 우리은행도 지난달 28일부터 5년 변동 주기형 가산금리를 0.25%p 인하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금리 인하와는 별개로 대출 문턱은 여전히 높습니다. 지난달 5대 시중은행의 분할상환방식 주담대 신규 취급액 기준 평균 신용점수는 940점으로, 지난해 3월(935.4점)보다 상승했습니다. 올해 1월에는 947점까지 오른 바 있으며, 사실상 신용점수 900점 이상의 고신용자만이 대출을 받을 수 있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한 대출 공급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고신용자조차 은행권 대출에서 밀려나 2금융권으로 향하는 경우가 늘고 있으며, 그보다 신용점수가 낮은 차주들은 급전 조달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인터넷은행에서도 고신용자 쏠림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를 기치로 내세운 카카오뱅크(323410)의 주담대 평균 신용점수는 967점, 케이뱅크는 970점에 달하고 있습니다. 당초 중·저신용자 금융 지원을 위해 출범한 이는 인터넷은행조차 고신용자 중심의 대출로 흐르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같은 흐름에 대응하기 위해 은행권은 차주의 신용을 보다 정교하게 평가할 수 있는 대안 신용평가모형(CSS) 고도화에 나서고 있으나 실제 도입까진 시간이 걸릴 전망입니다.
 
은행들은 통신, 유통 등 비금융 데이터를 활용해 기존 신용점수 체계에서 소외된 차주들에게도 대출 기회를 제공하려고 시도하고 있습니다. 다만 상거래 데이터의 가공이 쉽지 않은 만큼, 실질적인 적용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고신용자만 대출을 받을 수 있는 현재의 구조는 은행과 고객 모두에게 지속 가능한 방식이 아닙니다. 다양한 신용 계층이 공정하게 금융 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도록 제도적 보완과 금융권의 책임 있는 노력이 뒤따라야 할 시점입니다.
 
서울 시내 한 거리에 사금융 광고 전단이 붙어있는 모습.(사진=뉴시스)
 
 이재희 기자 nowhee@etomato.com
이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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