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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효율 만능주의
입력 : 2025-04-07 오후 1:15:45
[뉴스토마토 이재희 기자] 은행들이 점포를 통폐합하면서 동시에 신규 채용도 줄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인건비 등 각종 운영비를 줄이고 이익만을 추구하는 '효율 만능주의'에 편승해 노인, 외국인 등 금융 소외계층을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은행들은 일제히 신입 공채 규모를 줄이고 전국의 영업점 수도 지속적으로 축소하고 있습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영업점 수는 2023년 3927개에서 현재 3790개로 137개 줄었습니다.
 
신입 공채 규모도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3년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정기 공채 채용 인원은 전년보다 약 15% 감소한 1128명으로 집계되었습니다.
 
신한은행은 137명에서 102명, 우리은행은 500명에서 382명, 하나은행은 441명에서 384명으로 줄였으며 KB국민은행만이 254명에서 260명으로 소폭 늘려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습니다.
 
하지만 이들 은행의 실제 채용 규모는 당초 설정한 계획에도 미치지 못했습니다. 신한은행은 당초 150명, 우리은행은 390명, 하나은행은 400명을 채용할 예정이었으나 모두 이에 못 미쳤습니다.
 
올해 상반기 채용 계획도 4대 은행을 모두 합쳐 540명으로 작년 전체 채용의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인터넷은행의 경우 상황이 더욱 심각합니다. 카카오뱅크(323410), 케이뱅크, 토스뱅크 등은 경력직 위주의 수시 채용 방식을 택하고 있으며 신입 채용 기회는 거의 없는 실정입니다.
 
카카오뱅크는 2023년 신입 인턴 사원 20명을 채용했으며 지난해에는 5명을 뽑는데 그쳤습니다. 토스뱅크는 각 연도별 1명을 신규 채용했습니다. 
 
신규 채용이 줄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존 은행 직원들의 평균 연봉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각 은행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시중은행 직원의 1인당 평균 연봉은 1억1840만원으로 전년(1억1618억원)보다 200만원 넘게 증가했습니다. 이 배경엔 예금 금리 대비 높은 대출 금리에 따른 높은 마진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이에 역대급 실적을 올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은행들이 신규 채용을 줄이고 인프라를 축소하는 등 경제 성장에 기여하지 않는 이익 활동만 추구한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고령층, 지방 거주자, 디지털 소외계층은 점점 금융 사각지대로 밀려나고 있으며 이들에게 디지털 전환은 편의가 아닌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국민 모두 이용할 수 있는 공공 금융의 필요성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은행은 기업으로서 수익성을 추구할 수 있지만 동시에 국민의 필수 인프라로서 사회적 책임과 공공성을 갖춰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효율성과 수익만을 좇는 ‘만능주의’에서 벗어나 모두가 접근 가능한 포용적 금융의 가치를 회복해야 할 시점입니다.
 
서울 시내 한 시중은행에서 대출 관련 홍보물이 붙어있는 모습.(사진=뉴시스)
 
이재희 기자 nowhee@etomato.com
이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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