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재희 기자] 최근 금융위원회가 제4인터넷은행 설립을 위한 예비인가 신청을 접수하면서 새로운 인터넷은행의 출범이 가시화됐습니다. 이번 인터넷은행은 ‘소상공인 특화 금융’을 내세워 기존 인터넷은행과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기존 인터넷은행들이 금융 취약계층을 위한 포용적 금융을 강조했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이자 장사로 전락했다는 비판을 받아온 만큼 제4인터넷은행이 같은 길을 걷지 않으려면 남다른 각오가 필요해 보입니다.
금융위원회가 3월 25~26일 이틀간 제4인터넷은행 예비 인가 신청을 받은 결과 총 4개의 컨소시엄이 신청서를 제출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국소호은행과 소소뱅크, 포도뱅크, AMZ뱅크 등 총 4곳입니다.
금융당국이 공개한 평가 항목과 배점은 혁신성(350점), 포용성(200점), 안정성(200점), 자본금 및 자금조달 방안(150점), 대주주 및 주주구성 계획(50점), 인력확보 계획(50점) 등 총 1000점 만점으로 구성됐습니다.
특히 '지역 기업(비수도권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에 대한 자금 공급 계획이 이번에 처음으로 신설된 만큼 금융당국은 소상공인 특화 금융모델을 주안점으로 두고 심사할 계획입니다.
하지만 선정 이후에도 넘어야 할 산은 많습니다. 금융기관인 만큼 안전성도 확보해야 함과 동시에 신용도가 낮아 대출 받기가 어려운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하는 혁신적인 금융 상품을 출시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제4인터넷은행이 출범 이후 제대로 기능하려면 매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신용평가 모델을 구축해 보다 정확한 신용평가를 제공하고, 적정 금리로 대출을 지원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또한 회전 자금 지원, 수익 공유형 대출 등 새로운 금융 모델을 도입해 소상공인의 자금 조달을 원활하게 해야 합니다.
또한 단순한 대출·예금 모델에서 벗어나 혁신적인 금융 방식을 도입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P2P 금융, 매출 연동 대출, 투자형 금융상품 등을 적극 활용해 소상공인들이 보다 다양한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게 하는 방안도 고려해볼 수 있습니다.
끝으로 금융당국의 지속적인 관리도 중요할 전망입니다. 그동안 인터넷은행 3사가 취지와는 다르게 주택담보대출 등에 따른 이자장사롤 하고 있단 비판을 받음에도 별다른 제재를 가하지 못한 만큼 이번에는 단순히 인터넷은행의 설립을 승인하는 것을 넘어, 금융 취약계층 대출 비율을 일정 수준 이상 유지하도록 유도하는 정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이를 충족한 은행에는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식도 고려해야 합니다.
제4인터넷은행이 기존 인터넷은행과 차별화되지 못한다면 금융 혁신은커녕 또 다른 ‘이자 장사’ 은행에 불과할 것입니다. 소상공인과 금융 취약계층을 실질적으로 지원하는 구조를 만들고, 차별화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해야만 제4인터넷은행의 존재 의미가 있을 것입니다.
이재희 기자 nowh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