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상법 개정안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와 관련해 사의를 표명했습니다.
앞서 이 원장은 상법 개정안 거부권 행사에 '직을 걸고' 반대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한 대행은 전날 국무회의에서 상법 개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했습니다. 이 원장의 사의 표명은 이에 따른 것으로 보입니다.
이 원장의 사의 표명이 여야를 가리지 않고 질타를 받는 모습입니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사의 표명하고 이를 반려할 것을 기대할 것이 아니라 사직서를 제출하고 짐을 싸서 청사를 떠나야 한다"고 직격했습니다.
권 원내대표는 이 원장이 '윤 대통령이 계셨으면 (상법 개정안에) 거부권을 안 썼을 것'이라는 발언에 대해서는 "그것마저 오만한 태도"라고 비난했습니다. 그는 "금융감독원장이 감히 대통령 운운하면서 대통령과 자기 생각이 같다고 일방적으로 주장할 수 있는지 저의 공직 경험에 비춰 봤을 때 있을 수 없는 태도"라고 지적했습니다.
민주당 또한 이 원장의 사의 표명에 대해 반기는 모습은 아닙니다. 민주당은 윤석열 사단의 막내로 꼽혀온 이 원장이 윤석열정부의 몰락을 직감하고 탈출을 시도하려는 것이라며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특히 이 원장의 사의 배경으로 알려진 한덕수 국무총리의 '상법 개정안 거부권' 행사를 '핑계'로 규정했습니다.
이정문 민주당 의원은 "이복현 원장의 삼부토건 주가조작 사건을 가장 중요한 사건이라고 언급해놓고 정작 국무총리의 상법 개정안 거부권을 이유로 금융위원장에게 사의를 표명한다"며 "이는 침몰하는 윤석열호에서 급히 탈출하려는 모습으로 매우 개탄스럽다"고 비판했습니다.
삼부토건 주가조작 사건은 그간 윤석열 씨 배우자인 김건희 씨가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돼 온 사건으로 검찰과 금감원의 수사 여부 및 진행 상황이 지속해서 정치권의 주목을 받아왔습니다.
민주당 한 의원은 "이 원장이 임기 끝까지 자신이 맡은 바는 다 하고 가겠다고 하더니 도망치려는 꼴"이라며 "지금까지 본인 입으로 말했듯 삼부토건 등 할 일을 제대로 하기나 했으면 좋겠다"고 꼬집었습니다.
이 원장의 임기는 오는 6월 5일 끝납니다. 이 원장은 임기 종료 후 거취와 관련해서는 정계엔 뜻이 없다고 밝히면서 공직이 아닌 민간에서 일하고 싶다는 뜻도 내비쳤습니다.
정계에는 관심이 없다는 이 원장. 다만 그의 사의 표명이 양쪽에서 질타가 들어오는 가운데 조기 대선에 돌입하게 된 만큼 그의 행보도 주목되는 바입니다.
(사진= 뉴시스)
문성주 기자 moonsj709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