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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도 기업도 언론도 안 믿는다
입력 : 2025-03-17 오후 5:13:40
최근 발표된 2025 에델만 신뢰도 지표 조사 결과에서 한국은 조사 대상 28개국 중 27위라는 충격적인 결과를 받았습니다. 주요 기관들에 대한 신뢰도가 일제히 하락하며, 우리 사회에 깊이 뿌리내린 불신의 현실을 여실히 드러냈습니다. 특히 정부와 미디어에 대한 신뢰 부족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으며, 경제적 불확실성과 지도층에 대한 깊은 불신이 사회 전반에 걸쳐 불만과 갈등의 씨앗이 되고 있습니다.
 
기관별 신뢰도를 살펴보면 정부와 미디어에 대한 신뢰도는 각각 37%로 가장 낮았습니다. 정부 지도층에 대한 불신은 70%에 달했으며, 기자와 언론 관계자에 대한 불신도 68%를 기록했습니다. 기업 지도층 역시 63%의 높은 불신을 받고 있습니다. 대중이 더 이상 주요 기관이 제공하는 정보와 정책을 신뢰하기보다는 오히려 자신을 기만할 가능성이 높다고 인식하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우려되는 점은 이러한 불신이 사회적 불만을 넘어 적대적 행동의 정당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응답자의 46%가 변화를 위해 온라인 공격(30%), 허위 정보 확산(32%), 폭력 행사(25%), 공공 및 사유재산 훼손(29%)을 정당화할 수 있다고 답했습니다. 이는 신뢰 상실이 개인의 정서적 불만을 넘어 실제적인 갈등과 사회적 혼란으로 확산될 위험이 있음을 경고합니다.
 
미래에 대한 비관적인 시각도 확산하고 있습니다. 다음 세대가 지금보다 나은 삶을 살 것이라고 기대하는 응답자는 24%에 그쳤습니다. 절반 이상(60%)이 기업과 정부, 부유층에 대해 강한 반감을 표했습니다. 사회 전체적으로 희망보다는 분노와 좌절이 더욱 두드러지고 있는 것입니다.
 
해법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응답자의 대다수는 미디어가 자극적 보도보다는 진실과 사실 전달에 집중해야 한다고 답했습니다. 정부 또한 국민이 원하는 바를 정확히 듣고 그 뜻을 정책에 반영해야 한다는 의견이 80%에 달했습니다. 
 
신뢰는 이미지 개선 차원이 아니라 사회를 지탱하는 가장 근본적인 가치입니다. 공감과 책임감을 바탕으로 모든 기관이 긴밀히 협력해야만 오늘날의 신뢰 위기를 극복하고 지속 가능한 사회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요.
 
여의도 전경. (사진=뉴시스)
오승주B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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