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재희 기자] 인터넷은행들이 시중은행과 차별점 없이 이자 수익 중심의 영업을 지속하면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국내 인터넷전문은행 3사는 지난해 가계대출 확대에 힘입어 모두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올해는 기업대출을 늘리고 플랫폼 비교 서비스 등 비이자수익을 강화할 방침입니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323410)와 케이뱅크 모두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실적 발표를 아직 하지 않은 토스뱅크의 경우 하나금융지주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당기순이익 432억6800만원을 기록, 첫 흑자를 낸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당기순이익 4401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전년 대비 24.0% 증가한 사상 최대 실적입니다. 지난해 말 고객 수는 2488만명으로 집계됐습니다. 1년간 204만명의 신규 고객이 유입됐습니다. 20~30대 인구의 80% 이상, 50대 인구의 52%가 카카오뱅크를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128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습니다. 전년 순이익 128억원 대비 10배에 달하는 사상 최대 규모입니다. 지난해 말 기준 고객 수는 1274만명으로 나타났습니다. 1년 동안 321만명의 신규 고객이 유입됐습니다. 이에 힘입어 케이뱅크는 세 번째 상장 재도전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크게 늘어난 실적 만큼 예대금리차도 시중은행을 넘어서는 수준으로 커졌습니다.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토스뱅크의 정책서민금융 제외 가계예대금리차는 1월 잔액 기준 4.58%p이였으며 카카오뱅크는 1.24%p, 케이뱅크는 1.20%p 을 기록했습니다. 2%대 수준인 다른 인터넷은행들과 5대 시중은행과 비슷하거나 높은 수준입니다.
같은 기간 신규 기준 가계예대금리차도 2.43%p로, 1%대인 타 인터넷은행이나 시중은행보다 훨씬 높습니다. 이는 주택담보대출 없이 신용대출과 전세자금대출 중심으로 가계여신을 운영한 영향으로 풀이됩니다.
아울러 인터넷은행 호실적을 주택담보대출(주담대)과 아파트담보대출(아담대)가 실적을 견인한 만큼, 인터넷은행으로서 차별성도 잃었다는 비판도 제기됩니다.
주담대와 아담대는 시중은행이 이미 주력으로 삼고 있는 대출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인터넷은행들이 기존 은행들과 차별화된 금융 상품을 개발하기보다는, 기존 은행의 대출 구조를 답습하며 안정적인 이자 수익을 쌓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인터넷은행이 지금처럼 시중은행과 별반 다르지 않은 방식으로 실적을 올린다면 본래의 차별성을 잃고 었다는 지적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새로운 수익 구조를 창출해 금융권 '혁신의 메기'로 설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인터넷은행이 역대 최대 실적을 연이어 기록하면서 시중은행과 별반 차이 없는 수익구조로 이자장사를 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은 경기 성남시 카카오뱅크 오피스앞을 한 행인이 지나가는 모습.(사진=뉴시스)
이재희 기자 nowh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