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 크게 작게 작게 메일
페이스북 트윗터
고작 '0.1%', 계엄쇼크 현실화…트럼프 스톰 땐 '하방압력↑'
'계엄 충격'에 작년 4분기 0.1% 성장…지난해 2.0% '턱걸이'
입력 : 2025-01-23 오후 3:27:13
[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김태은 인턴기자] 지난해 4분기 한국 경제가 0.1% 성장하는 데 그쳤습니다. 12·3 비상계엄 여파로 소비 심리가 크게 위축된 데다, 건설투자가 급감하면서 당초 전망치인 0.5%를 크게 하회했습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연간 성장률은 2.0%에 가까스로 턱걸이했습니다. 비상계엄 여파로 소비·건설 등 내수가 직격탄을 맞은 영향이 컸다는 분석입니다. 
 
문제는 올해입니다. 국내 정치 불확실성에 이어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등 대외 불확실성까지 겹치면서 향후 성장 경로는 더욱 불투명해졌습니다. 이미 학계에서는 한국 경제 잠재성장률이 1%대의 장기 저성장 국면에 진입했다는 진단마저 나왔습니다. 정부는 경제심리가 지속해서 위축될 경우 추가 경기 보완 방안을 강구하겠다는 입장인 가운데, 내수 모멘텀 확보가 없다면 저성장 국면 장기화는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계엄이 덮친 성장률…1년 만에 '5분의 1' 토막
 
한국은행이 23일 발표한 '2024년 4분기 및 연간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은 0.1%로 집계됐습니다. 지난해 11월 말 한은 조사국이 전망한 분기 전망치 0.5%의 5분의 1에 그치는 수준입니다. 분기별 성장률은 지난해 1분기 1.3%로 깜짝 성장을 거둔 후 2분기에는 -0.2%로 역성장했습니다. 3분기에는 0.1% 성장을 기록하며 간신히 역성장을 면했지만, 4분기 역시 같은 수준을 보이면서 사실상 성장을 멈췄습니다.
 
연간 실질 GDP 성장률은 전년 대비 2.0% 증가하는 데 그쳤습니다. 한은이 지난해 11월 발표한 전망치(2.2%)에 비하면 0.2%포인트 낮은 수준입니다. 한은은 "지난달 초 예상치 못한 계엄 사태 이후 지속된 국내 정치적 충격과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인해 경제 심리가 크게 악화하고 내수가 위축되면서 지난해 11월에 했던 전망을 상당 폭 하회했을 것"이라고 추정했습니다.
 
성장세 둔화의 원인은 내수 침체가 꼽힙니다. 실제 지난해 4분기 민간소비는 전 분기 대비 0.2% 증가했지만 3분기(0.5%)보다 증가세가 둔화했고, 연간 증가율도 1.1%에 그치면서 전년도(1.8%) 수준을 밑돌았습니다. 설비투자도 연간 1.8% 증가해 전년도(1.1%) 부진을 넘어섰지만, 4분기(1.6%)엔 전 분기(6.5%) 상승세보다 둔화했습니다. 건설투자 역시 연간 -2.7%로 역성장했습니다. 지난해 2분기(-1.7%) 이후 3분기(-3.6%)와 4분기(-3.2%)까지 연속 뒷걸음질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올해 1%대 '저성장 한파'…"이미 장기 저성장 국면 진입"
 
문제는 올해입니다. 내수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 정치 불확실성과 트럼프 리스크 등 대외 변수까지 겹치면서 경기 둔화 흐름이 더욱 뚜렷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이 같은 이유로 한은 역시 내부적으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낮춰 잡았습니다. 지난해 11월 전망에서는 1.9%로 예상했지만, 최근 비상계엄 사태 등의 여파를 고려해 다음 달 25일 내놓을 전망에서는 1.6~1.7% 수준으로 하향 조정할 예정입니다. 
 
학계에서는 이미 올해 한국의 잠재성장률을 평균 1%로 추정하면서 장기 저성장 국면에 진입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한국경제인협회가 지난해 11월 22~29일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국내 주요 대학 상경 계열 교수 111명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57.6%가 올해 한국 잠재성장률을 2% 미만으로 예상했습니다.
 
정부는 비상계엄 사태 등에 따른 국내 정치 불안이 민간소비 위축 등 내수 침체로 이어졌다고 분석하면서 추가 경기 보완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승환 기획재정부 종합정책과장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건설투자가 2분기 성장률을 0.3%포인트 깎아 먹은 데 이어, 3분기와 4분기에도 각각 0.5%포인트 갉아먹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며 "한은은 지난해 11월 민간소비가 전기 대비 0.5%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는데, 실제로는 0.2% 증가했다. 정국 불안에 따른 심리 위축의 영향이 작용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이 과장은 올해 성장 전망에 대해서도 "트럼프 변수를 포함해 다양한 불확실성이 있어 조심스럽게 바라보고 있다"면서 "1분기 중 경제 여건 전반을 점검하고 필요한 경우에는 추가적인 경기 보완 방안을 강구해서 경제 활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국내 경제의 성장 엔진이 빠르게 식으면서 정치권에서는 경기 부양을 위해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이에 대해 기재부는 "권한대행이 국무회의에서 밝힌 대로 국정협의회에서 각종 법안과 추경에 대한 논의하겠다는 입장"이라면서 "구체적인 사업 등은 그 과정에서 논의될 것"이라며 말을 아꼈습니다.
 
강인수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성장률과 관련해) 한은 예상이 지나치게 낙관적이었다"고 꼬집으며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은 트럼프 변수 등 추가 하방 압력이 있을 것이라는 사실을 부정하긴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핵심은 우리나라가 대응을 잘했느냐에 달려있다"며 "주력 산업 위주로 모든 정책 역량이 집중돼 있는데, 빨리 신산업 쪽으로 방향을 틀어야 한다. 주력 산업만 고집하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2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2024년 4분기 및 연간 실질 국내총생산(속보) 설명회'가 열리고 있다. 왼쪽부터 박창현 지출국민소득팀장, 신승철 경제통계국장, 장은종 국민소득총괄팀장, 김건 국민소득총괄팀 과장. (사진=연합뉴스)
 
박진아 기자·김태은 인턴기자 toyouja@etomato.com
박진아 기자
SNS 계정 : 메일 페이스북


- 경제전문 멀티미디어 뉴스통신 뉴스토마토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