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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차례상도 무서운 시대
입력 : 2025-01-22 오후 4:18:53
설 연휴가 사흘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이번 설 연휴는 당정이 내수 진작을 이유로 이달 27일 임시공휴일로 지정함에 따라, 예년보다 긴 연휴가 됐는데요.
 
설 연휴를 맞이하면 일상에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고, 오랫동안 보지 못한 가족, 친지, 친구들을 만날 기분에 설레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올해 설을 맞이하는 상당수 사람들의 표정은 마냥 밝지 못합니다. 인플레이션 고착화로 장바구니 물가가 오르면서 설 차례 비용 부담이 커지는 까닭입니다.
 
최근 한국물가정보의 조사에 따르면 올해 설 차례상 비용의 경우 4인 가족 기준으로 전통시장은 30만2500원, 대형마트는 40만9510원이 발생하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는 1년 전보다 전통시장은 6.7%, 대형마트는 7.2% 각각 상승한 수치로, 모두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 것입니다.
 
특히 이번 차례상 비용이 오르는 데는 과일류 및 채소류 등 신선식품의 가격 폭등이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전통시장 기준으로 지난해 설 대비 과일류는 57.9%, 채소류는 32%씩 각각 올랐습니다. 또 대형마트 기준으로는 1년 새 과일류는 48.9%, 채소류는 26.4%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이렇게 채소·과일류의 상승세가 두드러진 데는 이상 기후 여파로 이들 품목의 작황이 악화했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여름에는 폭염 및 집중 호우가 지속되며 낙과 등 피해가 전국 곳곳에서 발생한 바 있는데요.
 
신선식품의 생산량이 감소하고 상품성은 낮아지다 보니 가격이 뛸 수밖에 없는 겁니다. 게다가 올해 초 강력한 한파가 더해진 점도 한몫했는데요.
 
정부 역시 설 성수품 물가를 잡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습니다만, 대부분 방안이 단편적인 데다 할인 지원 확대 수준에 그쳐 아쉽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수년간 인플레이션 흐름이 이어지면서 고물가에 대한 서민들의 피로도가 쌓일 대로 쌓인 상황에, 기후 여파까지 더해지면서 서민들의 고통은 가중되고 있는데요. 보다 장기적인 측면에서 수급 안정에 방점을 둔 차례 물가 잡기 방안이 절실한 시점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앞으로 매년 차례를 지내기 꺼리는 가정은 점점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서울 서초구 농협하나로마트 양재점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는 모습. (사진=뉴시스)
김충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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