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KBS와 특별대담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연합뉴스 사진)
[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신년 대담'을 두고 여야의 반응은 첨예하게 엇갈렸습니다. 특히 윤 대통령이 '김건희 여사 명품가방 수수 의혹'에 대해 '몰카(몰래카메라) 공작'으로 규정하고 사과 대신 아쉬움을 표현하는 정도에 그치자 야권은 일제히 "대통령의 오만이 하늘을 찌른다"며 비판했습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다가오는 설 명절 관련 언급만 했을뿐, 윤 대통령의 신년 대담에 대해선 침묵했습니다.
김경율 비대위원은 비대위 회의에선 관련 언급을 하지 않았지만, 회의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다섯 글자만 드리겠다. 대통령께서도 계속 '아쉽다'고 하셨는데 저도 똑같은 말씀을 반복하겠다. 아쉽습니다"라고 짧게 답했습니다.
박은식 비대위원은 "본질이 저열한 몰카 공작이었더라도 경호팀에서 걸러졌더라면, 그리고 (김 여사의) 돌아가신 아버님과 인간적인 관계를 내세웠을지라도, 파우치를 사용 안 하고 보관했더라도, 애초에 (만남을) 거절했다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다는 여론을 겸허히 수용해 윤 대통령이 제2부속실 설치, 특별감찰관 제도를 언급한 만큼 더 이상 정쟁을 지양했으면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지난 대선 시기 보여줬던 국정 기조와 정책의 방향성을 다시금 국민께 확인해 드린 뜻깊은 시간이었다"며 "대선 출마 선언과 대통령 취임 때의 다짐과 절박함을 가슴에 새긴 불망초심의 자세를 충분히 느꼈다"고 평가했습니다.
이어 "대통령 지지율, 대통령 제2부속실 및 특별감찰관, 당정관계, 거부권 행사 등등의 질문에 대한 솔직한 답변은, 국민과 소통하려는 의지를 보여주었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이런 소통의 장이 더욱 많이, 또 다양한 모습으로 펼쳐지길 기대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반면 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신년 대담 중 김 여사 관련 발언에 대해 '오만·뻔뻔' 등의 표현을 쓰며 강하게 질타했습니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끝내 대통령의 사과는 없었다"며 "대국민 사과와 철저한 수사를 요구하는 민의에 대한 대통령의 오만한 불통에 답답함을 누를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누구한테 박절하게 대하기가 어렵다', '사람을 대할 때 좀 더 단호하게 처신하겠다'는 말이 명품백 수수 의혹에 대한 해명이냐"고도 반문했습니다.
이어 "이런 '눈 가리고 아웅' 하는 변명으로 성난 국민을 납득시키겠다는 생각이야말로 대통령의 오만"이라며 "윤 대통령은 진실한 사과를 요구했던 국민의 기대를 배신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국민의 눈높이와의 천양지차인 상황 인식과 반성의 기미조차 찾을 수 없는 태도에서 대통령의 오만이 하늘을 찌름을 보여준다"며 "대통령의 뻔뻔한 태도가 암담하다"고 비판했습니다.
박용진 민주당 의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통령의 어제 밤 KBS 대담은 그야말로 유체이탈과 반지성주의로 점철된 100분이었다"며 "핵심은 '저열한 몰카 공작'에 넘어가 왜 대통령의 부인이란 사람이 명품 가방을 '수수'했냐에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도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퇴임 하루 전 대통령에게 바치는 헌정 공로 방송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며 "한마디로 반성도 사과도 비전도 없는 전파 낭비이며, 방송 전체가 선거 중립 위반 시비감으로 국민을 졸로 보고 바보로 본 우민의 방송이었다"고 비판했습니다.
제3지대에서도 "의혹을 축소하려 한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냈습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도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검사 시절의 대통령께서 지금 영부인과 가족을 대하는 잣대로 수사를 하셨다면 절대 스타 검사 윤석열은 없었을 것"이라고 꼬집었습니다.
이기인 개혁신당 수석대변인은 "성의를 거절하지 못해 생긴 일로 축소하고자 하는 몸부림에 왜 부끄러움은 늘 국민의 몫인지 개탄하게 된다"며 "그 누구도 영부인의 명품백 수수가 '호의를 거절하지 못한 미진한 박절'로 일어난 일이라 생각하지 않는다"고 지적했습니다.
김효은 새로운미래 선임대변인은 논평에서 "대담의 목적은 딱 하나였다. 김 여사 명품백 수수 진실은 몰카이자 정치공작이고 사람을 박대하지 못한 김 여사 성정 때문이라고 말하기 위해서"라고 지적하면서 "윤 대통령의 특별 대담은 돈은 많이 쓰고 흥행에 참패한 지루한 90분짜리 영화 한 편을 본 느낌"이라고 혹평했습니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